AP "美 주정부가 엔데믹으로 전환한 첫 사례…2년만에 나온 이정표"
주지사 "코로나와 함께 살게 될 것…종식 선포할 수 있는 전쟁과 달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州)가 17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상사태가 아닌 '관리 가능한 위험'으로 다루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경제매체 CNBC는 캘리포니아주가 이날 이런 내용의 '다음 단계' 팬데믹 대응 교범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대유행이 크게 수그러든 가운데 코로나19가 최소한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이를 전제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위드 코로나' 전략을 마련한 것이다.
AP통신은 이번 조치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엔데믹'(토착병)으로 접근하려는 미국 내 주 정부의 첫 번째 정책 전환이라며 "좀 더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데 초점을 맞춘, 거의 2년 만에 만들어진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 2년이 지옥이었다는 걸 부인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행진을 벌이고 종식을 선포할 수 있는 2차 세계대전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 계획에는 코로나19 백신·부스터샷(추가 접종) 접종을 확대하고 의료 장비·물품을 비축하며 허위정보에 대한 공세를 조직화할 조치가 담겼다.
마크 게일리 캘리포니아주 보건복지장관은 앞으로 주 정부의 대처가 해당 시점의 코로나19 변이 우세종이 무엇인지, 그 변이가 얼마나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입원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더 치명적인 변이라면 확진자 수에 더 집중하게 되고, 병독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변이라면 입원 환자 수에 대처의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생활하수 감시를 통해 코로나19 유행 여부와 신규 변이의 출현을 조기에 파악하고 백신이나 코로나19 검사 키트, 치료법이 그 변이에 여전히 효과적인지를 45일 이내에 파악하기로 했다.
아울러 매일 최소 50만건의 코로나19 검사를 수행하고, 백신 20만회분을 접종할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게일리 장관은 가을과 겨울에는 아마도 코로나19의 계절적 확산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특정 코로나19 변이가 의료 체계와 사업체에 심각한 차질을 유발할 경우 마스크 착용 같은 방역 조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 전달 체계를 압도하거나 사업장·점포에 큰 타격을 주지 않도록 특정 상황을 통과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마스크를 쓰는 시점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NYT 집계를 보면 인구가 약 4천만명인 캘리포니아주는 지난달 24일 하루 확진자가 21만5천여명까지 증가했으나 최근 한주간 하루 평균 1만5천명대로 급격히 감소했다.
누적 확진자는 887만여명으로 인구 5명 중 1명꼴로 감염됐다.
확진자는 감소하는 흐름이지만 하루 사망자는 올해 들어 증가세에 접어들어 16일 기준 240명을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는 8만3천여명이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