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정확도 어쩔 수 없어…"무리하게 힘주면 세균 감염 위험"
전문가들 "자가검사보다는 가급적 의료진에게 신속검사 받아야"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자가검사키트의 정확한 사용법을 익혀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자가검사를 할 때는 면봉이 콧구멍 1.5∼2㎝ 깊이의 콧속 벽에 닿도록 한 상태에서 각각 10회 원을 그리며 문질러야 한다.
자가검사의 정확도를 자체적으로 높이기 위해 자가검사용 면봉을 코에 무리하게 찔러 넣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권장되지 않는 방법이다.
자가검사에 쓰이는 신속항원검사 방식과 PCR은 다르기 때문에 콧속 검체를 아무리 많이 채취하더라도 PCR 수준의 정확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감염 초기에는 정확도가 매우 낮고,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되는 증상 발현 시점부터 일주일 내에 사용해야 민감도가 높아진다는 한계도 있다.
결국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자가검사키트의 사용 설명서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자가검사는 코 점막세포의 바이러스를 면봉으로 채취하는 방식이라, 면봉이 점막 표면에 닿기만 하면 된다"며 "무리하게 힘을 줘 상처가 나면 오히려 세균 감염 우려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용 설명서를 그대로 따른다고 해서 '가짜 양성'과 '가짜 음성'이 나오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국내에서 식약처가 허가한 자가검사키트는 모두 민감도 90%와 특이도 99%라는 기준을 임상적 성능시험에서 충족한 제품이지만, 현장에서는 4명 중 1명가량이 실제 감염되지 않은 '가짜 양성'으로 나온다.
이는 허가 시 정확도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민감도, 특이도와 선별진료소 검사에서 실제로 확인된 '양성 예측도'가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임상적 성능시험에서는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각각 누구인지 확인된 상태에서 양성과 음성 진단을 확인한다. 따라서 이 값은 통제된 실험환경에서 나온 통계라고 봐야 한다.
반면 양성 예측도는 실제 현장에서 감염 여부를 모르는 사람들이 자가검사한 결과, 양성이 나온 사람 중에서 PCR 검사로 진짜 감염자로 확진된 비율을 말한다. 이 수치는 감염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며, 감염된 사람이 많으면 높아지고 감염된 사람이 적으면 낮아진다.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0명 중 3명이 감염된 상황을 가정했을 때 국내 허가 제품을 현장에서 사용하면 양성 예측도, 즉 자가검사키트로 양성이 나타난 사람 중 진짜 감염자의 비율은 73.6%가량이다.
100명 중 10명이 감염된 상황에서는 이 비율이 90.9%로 높아진다. 만일 100명 중 1명이 감염된 상황이라면 양성예측도는 47.6%로 더 낮아진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같은 신속항원검사라도 자가검사키트를 쓰기보다 호흡기전담클리닉 등에서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같은 방식을 쓰는 신속항원검사라도 어느 부위에서, 누가 검체를 채취하느냐에 따라 정확도가 다르다"며 "보건의료인이 콧속 깊은 곳(비인두)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신속항원검사는 자가검사키트보다 10∼20%가량 정확하다"고 말했다.
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