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군 '정부군 탓 주민 대피' 영상, 가짜일 수도"

입력 2022-02-19 11:11   수정 2022-02-19 11:17

"우크라 반군 '정부군 탓 주민 대피' 영상, 가짜일 수도"
AP통신 "18일 상황이라지만 제작일은 16일"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의 반군이 정부군의 위협 때문에 주민들을 러시아로 대피시켰다는 주장과 함께 공개한 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AP통신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의 친러시아 반군 정부가 수립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측이 공개한 영상의 메타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이 영상이 공개된 날짜보다 이틀 전에 촬영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실 디지털포렌식연구실(DFRL) 연구원 로만 오사드추크는 "메타데이터상 영상은 지난 16일 제작됐다"며 "이런 데이터는 소셜미디어에 올린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18일 DPR 정부 수장 데니스 푸쉴린은 텔레그램 계정에 영상 담화를 올리고 역내 긴장이 고조돼 주민들을 인접한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로 대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공격할 가능성이 있어 이런 조치를 시행하게 됐다면서 "먼저 여성과 아이, 고령자들이 이송 대상"이라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와 합의해 로스토프주에 DPR 주민들을 수용하기 위한 장소를 준비했고 피난민에게 생필품이 지원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후 실제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러시아로 향하는 버스를 타거나 육로 대피를 준비하기 위해 주유소에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을 담은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의 사진이 타전되고 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주민 대피 결정은 DPR을 포함해 또 다른 분리주의 세력인 자칭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7일 새벽 이후 내려졌다.
그런데 이 영상이 제작된 시점은 그보다 빠른 16일이다. 교전 소식이 알려지기 전에 주민 대피 조치가 이미 이뤄지고 있었거나 최소한 무력 충돌이 한창일 때 이런 조직적 대피가 시행됐다는 뜻이 된다.
통신은 "그 시간에는 수백발의 포격이 이뤄지고 있었다"면서 "명백히 미리 제작된 영상이 텔레그램에 업로드됐다는 사실은 미국 정부가 며칠 간 주장했던 내용을 강력히 지지해준다"고 전했다.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와 친러 반군이 침공의 구실을 만들려는 각본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군의 공격으로 돈바스 지역 러시아인들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러시아가 동포 보호를 명목으로 침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바스 지역의 교전 상황은 17일 새벽부터 우크라이나군이 박격포 등으로 반군이 점령한 루간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을 포격했고, 이에 반군도 응사했다고 러시아 매체들이 최초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상대가 먼저 발포했으며, 이로 인해 루간스크의 유치원에 포탄이 떨어져 벽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유치원 포격 소식이 전해지자 친러 반군 세력이 '정부군이 아이들을 표적으로 삼고 공격을 감행한다'는 주장을 내놨지만, 금방 허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유치원이 있는 곳은 분쟁 지역이긴 하나 정부군의 지배를 받는 도시로 반군과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비영리 조직 '우크라이나 위기 언론 센터'의 올렉산드라 체카노프스카는 "유치원 포격 소식이 대중에 전해지자 반군 선동가들은 오히려 정부군이 도발 목적으로 이 유치원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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