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반군 충돌에 전운 고조…정부군 "군인 1명 사망"
도네츠크·루간스크 주민 대피령 속 6천603명 피란길
반군 "총동원령" 선포 vs 정부군 "돈바스 여전히 완전 통제 중"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차병섭 기자 =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AFP·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주)를 장악한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전날 24시간 동안 66건의 휴전협정을 위반한 데 이어 이날도 19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 서방의 군사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반군 포격으로 이날 아군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시작된 양측 교전에서 사망자가 대외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원하는 반군 측은 러시아 관영 언론에 정부군이 반군 지역의 여러 마을에 포격을 가했다고 반박했다.
서방은 돈바스 지역에서 발발하는 무력 행위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는 구실을 만들기 위한 '가짜 깃발 작전'으로 의심한다.
양측 간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이날 각각 정부군과의 전쟁 가능성이 커졌다며 '군 총동원령'을 발령했다.
DPR 수장 데니스 푸쉴린은 이날 영상 성명에서 정부군과의 전투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 "군 총동원령에 서명했다. 모든 예비군은 군 모병사무소로 와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LPR 수장 레오니트 파세치니크도 "LPR 영토 내에 총동원령을 선포한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18∼55세 남성은 루간스크주를 떠나지 말아야 하고 차량과 다른 사유 재산을 당국이 임의로 징발할 수 있다는 칙령을 내렸다.
이에 앞서 DPR과 LPR은 전날 별다른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정부군의 공격이 임박했다면서 여성과 어린이 등에게 국경을 넘어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양측은 모두 70만여 명을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루만인 19일 DPR 비상사태부는 도네츠크 주민 대피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날 오전 6시30분 현재 어린이 2천436명을 포함해 모두 6천603명이 러시아 로스토프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쪽 국경검문소를 개방하고 피란민 캠프를 마련했다.
돈바스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은 2014년 러시아가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각각 DPR과 LPR 수립을 선포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충돌을 빚어왔다.
이들 공화국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다. 러시아는 이를 공식적으론 부인한다.
돈바스 지역에서는 8년간 이어진 정부군과 반군 간 내전으로 최소 1만4천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9일 현재 돈바스 지역이 여전히 통제 속에 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애초 예정대로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19일 당일로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할 예정이며, 뮌헨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캐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등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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