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긴장 고조 속 서방, 제재경고·대화촉구(종합)

입력 2022-02-20 04:02   수정 2022-02-2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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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긴장 고조 속 서방, 제재경고·대화촉구(종합)
뮌헨안보회의 이틀째…美부통령·독일·영국정상 등 한목소리
G7 외무장관, 러시아에 우크라 국경 병력감축 이행 촉구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은 19일(현지시간) 독일에 모여 러시아를 향해 강력한 제재를 경고하는 동시에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로이터, AFP,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 이틀째 회의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미국과 유럽의 지도자가 모여 전날에 이어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해 논의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은 우리의 동맹, 파트너들과 함께 크고 전례 없는 경제적 대가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경제 제재는 러시아의 금융 기관과 핵심 산업을 겨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서방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는 자국 문 앞에서 더 큰 나토의 발자국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미국은 경제 제재에 그치지 않고 나토 동부 지역을 추가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서방에 요구하는 나토의 동진(東進) 중단을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
올라프 총리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높은 정치적, 경제적, 지정학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가 앞서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강조하고 서방도 러시아의 안보 요구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됐다며 거듭 외교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화한다면 "우리는 러시아에 전략적인 중요성을 지닌 개인과 회사를 제재할 것"이라면서 "이는 그들이 런던 자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병력 철수 신호는 아직 없으며, 충돌의 위험은 실재한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러시아가 전쟁 준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시에 그는 러시아에 나토·러시아위원회를 통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도 이날 뮌헨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에 외교적 해법을 찾는 길에 들어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까지는 병력 감축과 관련한 증거를 볼 수 없었다"면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속한 병력감축을 이행하라고 밝혔다. 동시에 러시아에 미국, 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의 대화에 응하라고 촉구하고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금융·경제 제재 등 전례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보낸 가운데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서방에 "폭격이 시작되면 여러분의 제재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침공이 임박했다고 확신한다면 지금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그러나 평화적 해결과 외교적 해법을 원한다고 강조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회동을 제안했다.해리스 부통령과 숄츠 총리, 존슨 총리, 젤렌스키 대통령 등 각국 인사들은 각기 양자 회담을 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는 특히 침공 임박 경고 속에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 돈바스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사흘째 이어지며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열렸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이날 앞서 예고한 전략적 핵 훈련을 시작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국방부 상황실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탄도 미사일 등을 발사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의사가 없고 국경지대에 배치한 군대를 철수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미국은 오히려 국경지대의 러시아 군대가 늘어났다며 언제라도 침공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돈바스에서 17일부터 폭격과 교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두고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가짜 깃발 작전', 즉 자작극을 펴고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을 결심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19일 리투아니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결심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평가에 동의한다고 밝히고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더 가까이 이동하기 시작했으며 "그들은 이제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독일과 프랑스 정부는 이날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를 즉시 떠날 것을 촉구했다. 나토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주재 직원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이유로 오는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우크라이나 키예프와 오데사를 오가는 항공편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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