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0대 취업자 10만7천명·40대는 3만5천명 감소
인구 감소분 고려하면 30대 2천명·40대는 2만명 증가
60대 취업자 33만명 늘었지만 인구 증가분 빼면 6만6천명뿐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고용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30·40대 취업자 수가 유독 감소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40대는 우리 경제의 중추이고 가계에선 수입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이 고용시장에서 갖는 의미가 각별하기 때문이다.
21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취업자 수는 525만7천명으로 전년 대비 10만7천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에 16만5천명 급감한 후 또다시 10만명대 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40대 취업자 수는 631만1천명으로 3만5천명 감소했다. 역시 2020년 15만8천명 급감 이후 다시 한번 줄었다.
성인 연령대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구간은 30대와 40대뿐이다. 전체 취업자로 보면 1년 전보다 36만9천명 늘었다.
통계 그대로라면 30·40대 고용 상황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고, 이들이 국가 경제와 가계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차지하면 더 심각한 상황을 의미한다.
하지만 특정 연령대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변화하는 인구 감소 상황을 고려하면 30·40대의 취업자 감소를 다른 각도로 볼 수 있다.
고용 통계에서 전통적으로 중시하는 개념은 취업자 수 증감이다. 1년 전이나 전달의 취업자 수와 현재 취업자 수를 비교해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 혹은 악화됐다 평가하는 것이다.
일례로 통계청의 지난해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 수는 2천727만3천명으로 1년 전보다 36만9천명 늘었다. 이것을 보고 전년보다 일자리가 36만9천개 늘 만큼 고용상황이 호전됐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와 올해 인구가 비슷하다는 가정하에 성립하는 지표다. 특정 연령대에서 인구가 늘거나 줄어드는 속도가 빠르다면 취업자 수 증감 지표만으로 고용 상황을 판단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통계청은 한국의 인구가 2020년에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특정 연령대를 중심으로 인구 감소가 이미 매우 빠른 속도가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통계청은 지난해 30대 인구가 전년 대비 14만4천명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이전 3년(2017∼2019년)의 고용률 평균인 75.7%를 적용하면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취업자였을 30대 인구 10만9천명이 사라진 것으로 정부는 분석한다.
즉 30대 취업자가 10만7천명 줄었지만 인구 감소에 따른 30대 취업자 감소분 10만9천명을 빼고 나면 실질 취업자는 2천명 늘었다고 보는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지난해 40대 취업자 인구 감소분은 5만5천명이다. 40대 인구 감소 7만명에 3년 평균 고용률 78.9%를 적용한 수치다. 공식 고용 통계상 지난해 40대 취업자는 3만5천명 줄었지만, 인구 감소분을 반영하면 실질 취업자는 2만명 늘어났던 것이다.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60대 이상에선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60대 이상에서 33만명 늘었지만, 이 연령대 인구 증가분(65만3천명)에서 3년 평균 고용률 40.5%를 적용한 26만4천명을 제하고 나면 실질 취업자 증가 폭은 6만6천명으로 줄어든다.
즉 취업자 수에 인구 증감 요소를 고려하면 지난해에 30·40대는 취업자가 늘었던 것이다. 60대 이상의 경우 취업자 수 증가가 상당폭 줄어들게 된다.
다만 30·40대보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고용 증가가 더 많이 일어난 큰 그림은 변함이 없지만, 연령대별 격차는 상당 부분 완화된다.
정부와 통계청은 이런 점을 고려해 취업자 수 증가뿐 아니라 고용률을 함께 봐야 고용 상황을 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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