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협의회 이달 말 첫 공개…정부는 프랜차이즈별 외식가격 공표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정부가 소비자 단체를 통해 대표적인 배달 음식 품목인 치킨과 떡볶이의 배달앱별 배달 수수료를 비교해 공개하는 등 외식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선다.
1월 외식물가 상승률이 근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외식물가 오름세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받는 배달비와 프랜차이즈별 외식가격 등을 공개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2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협의회는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3개 배달앱별 배달비를 조사해 이번 주 말이나 다음 주 초 처음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배달비가 비교 공개되는 음식 품목은 치킨과 떡볶이(분식) 두 가지다. 시범 조사를 통한 첫 공개인 만큼 협의회는 대표적인 배달 음식인 치킨과 떡볶이의 배달비를 우선 공개하고 향후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역시 이번에는 서울에 한정하되 다음 조사부터는 경기도 일부 등 지역을 추가하기로 했다.
배달 거리별 수수료 정보와 함께 최소 주문액 등 주문 방식 차이에 따른 금액도 공개한다.
협의회는 이번 공개를 시작으로 협의회와 소비자원 홈페이지를 통해 한 달에 한 번씩 배달비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는 협의회의 배달비 공개와 별개로 배달비 관련 실태조사를 추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23일부터 죽, 김밥, 햄버거, 치킨, 떡볶이, 피자, 커피, 짜장면, 삼겹살, 돼지갈비, 갈비탕, 설렁탕 등 12개 외식품목의 프랜차이즈별 가격과 등락률을 '더(The) 외식', 농산물 유통정보(KAMIS) 홈페이지에 매주 공표하기로 했다.
배달비와 외식가격 공개가 물가 안정에 실제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소비자들이 가격 정보를 개별 앱이나 업체에서 확인할 수 있기에, 정보가 추가로 공개되더라도 큰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배달비와 외식가격 공개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고 배달 플랫폼이나 프랜차이즈 업체 간의 가격 인하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가격 공개 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외식물가 담합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최근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을 한 제조·유통업체 8개사에 1천3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처럼, 불공정 행위에 기반한 가격 인상이 발생한 경우를 모니터링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이처럼 외식물가를 잡는 데 총력을 쏟고 있는 것은 최근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는 두 축이 국제유가와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이기 때문이다.
1월 외식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5% 올라 2009년 2월(5.6%)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갈비탕(11.0%), 생선회(9.4%), 소고기(8.0%), 김밥(7.7%), 햄버거(7.6%), 치킨(6.3%), 삼겹살(5.9%) 등 39개 외식 품목 가격이 1년 전보다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물가 상승에는 식자재 가격 급등과 수요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여기에 배달비나 분위기에 편승한 가격 인상 등 추가 요인이 작용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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