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호주와 중국이 코로나19 기원 조사와 안보 문제로 갈등을 겪는 가운데 중국 해군 함정이 호주 공군기를 향해 레이저 빔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호주 국방부는 지난 17일 중국 해군 함정 1척이 호주 공군의 대잠 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향해 레이저 빔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호주 국방부는 성명에서 자국 공군의 대잠 초계기가 호주 북부 공항의 활주로 상공을 비행 중이었다면서 "이 같은 행위는 심각한 안전 위협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생명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행위"라면서 "비전문적이고 불안전한 군사적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호주 국방부는 사건 발생 당시 레이저를 발사한 남해함대 소속의 052D형 미사일 구축함 허페이(合肥)함이 071형 강습 상륙함인 징강산(井岡山)함과 함께 호주 북부의 아라푸라해와 토레스 해협을 거쳐 퀸즐랜드주 인근 산호해(Coral Sea)로 항행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빔은 직접적인 공격행위는 아니지만 비행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지난 2018년 아프리카 동북부 지부티의 중국 기지에서 미군 항공기를 향한 레이저빔이 잇따라 발사돼 미 C-130 수송기에 탑승했던 미군 요원 2명이 눈에 경미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중국 해상 민병대의 선박이 지난 2019년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던 호주 조종사를 향해 연속해서 레이저 빔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호주와 중국은 석탄·철광석 등 원자재 교역을 기반으로 상당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청에 발맞춰 호주가 안보상의 이유로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참여를 배제하면서 양국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호주가 2020년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며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청한 이후 양국 관계는 더 나빠졌다.
지난해 10월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 등 무역 보복에 맞서 호주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주도한 베이징 동계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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