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급랭에 '부동산 살리기' 급한 중국…LTV까지 풀었다
LTV 80%까지 높인 지역 잇따라…위축된 수요 회복 도모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부동산 살리기' 차원에서 좀처럼 꺼내지 않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라는 강수까지 꺼냈다.
20일 차이신(財新), 증권일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최근 산둥성의 중소 도시인 허쩌(?澤)시 주요 은행들이 무주택자에게 적용되는 LTV를 80%까지 높였다.
중국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이 원칙적으로 LTV를 70% 이내에서 유지하도록 하되 무주택자 등에 한정해 최대 80%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중국이 2020년 하반기부터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펴기 시작한 이래 시중은행이 LTV를 80%까지 높여 적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중국에서는 허쩌씨의 LTV 상향 조정 사례가 크게 주목을 받았다.
이어 충칭직할시, 장시성 간저우(?州)의 은행들도 LTV를 최대 80%까지 올리면서 중국에서는 금융 당국이 주택 수요 회복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부동산 시장 위축이 특히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LTV 인하를 허용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대부분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LTV 조절은 부동산 수요를 조절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다.
최근까지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LTV는 70% 이하가 보편적이었고 베이징, 상하이 등 수요가 상대적으로 강한 초대형 도시의 경우 65% 이하도 많았다.
중국이 이처럼 강력한 수요 조절 수단인 LTV 상향이라는 카드까지 꺼낸 것은 작년 말부터 경기 급랭에 대처하고자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시중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도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의 심각한 위기가 중국의 경기 급랭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자 당국은 작년 말부터 '부동산 산업의 건강한 발전'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온기를 불어넣으려고 노력 중이다.
우선 중국은 작년 12월부터 기준금리 성격의 대출우대금리(LPR)와 지준율을 잇따라 내렸는데 특히 지난 1월에는 5년 만기 LPR가 0.05%포인트 내리면서 이에 연동되는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그만큼 내렸다.
또 중국 당국은 그간 강력히 유지해온 대출 총량규제를 완화, 주택 수요자와 부동산 개발 업체의 사업 자금을 적극적으로 대출해주라고 금융권에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이처럼 중앙과 각 지방정부 차원에서 작년 말 이후 크고 작은 수십 개의 부양성 정책이 쏟아져나왔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커얼루이(克而瑞)부동산연구센터의꺼내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29개 중점 도시의 주택 거래 면적은 작년 동기와 전월 대비 각각 46%, 37% 감소했다.
특히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비롯한 대형 부동산 업체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잇따르면서 주택 소비자들은 업체가 중도에 공중분해 되면서 사업이 좌초할 것을 우려해 신규 주택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당국의 '돈줄 죄기'가 일부 완화됐지만 중국 안팎에서 신용도가 추락한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헝다 같이 원래 부채 비율이 높았던 회사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부채 비율이 낮아 재무 상태가 견실하다고 여겨지던 부동산 업체들까지 위기가 전이되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업체 중 하나인 정룽(正榮)그룹은 최근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3월 5일 만기가 도래하는 2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디폴트를 예고했다.
다른 부동산 업체 양광청(陽光城)도 지난 18일 공시에서 지난 15일 예정된 2건의 달러채 이자 총 2천700만 달러를 내지 못했다면서 추가 30일의 유예기간 안에 이를 갚을 수 없다면서 디폴트를 선언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코로나19 확산 심사 속에서 중국은 경기 저점의 고비가 될 1분기 경기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기저효과 덕에 작년 1분기 18.3%까지 올랐던 분기 성장률이 작년 2∼4분기 7.9%, 4.9%, 4.0%로 떨어지면서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의 문을 열 중대 정치 행사인 올가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5%대 성장 유지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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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 80%까지 높인 지역 잇따라…위축된 수요 회복 도모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부동산 살리기' 차원에서 좀처럼 꺼내지 않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라는 강수까지 꺼냈다.
20일 차이신(財新), 증권일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최근 산둥성의 중소 도시인 허쩌(?澤)시 주요 은행들이 무주택자에게 적용되는 LTV를 80%까지 높였다.
중국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이 원칙적으로 LTV를 70% 이내에서 유지하도록 하되 무주택자 등에 한정해 최대 80%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중국이 2020년 하반기부터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펴기 시작한 이래 시중은행이 LTV를 80%까지 높여 적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중국에서는 허쩌씨의 LTV 상향 조정 사례가 크게 주목을 받았다.
이어 충칭직할시, 장시성 간저우(?州)의 은행들도 LTV를 최대 80%까지 올리면서 중국에서는 금융 당국이 주택 수요 회복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부동산 시장 위축이 특히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LTV 인하를 허용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대부분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LTV 조절은 부동산 수요를 조절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다.
최근까지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LTV는 70% 이하가 보편적이었고 베이징, 상하이 등 수요가 상대적으로 강한 초대형 도시의 경우 65% 이하도 많았다.
중국이 이처럼 강력한 수요 조절 수단인 LTV 상향이라는 카드까지 꺼낸 것은 작년 말부터 경기 급랭에 대처하고자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시중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도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의 심각한 위기가 중국의 경기 급랭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자 당국은 작년 말부터 '부동산 산업의 건강한 발전'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온기를 불어넣으려고 노력 중이다.
우선 중국은 작년 12월부터 기준금리 성격의 대출우대금리(LPR)와 지준율을 잇따라 내렸는데 특히 지난 1월에는 5년 만기 LPR가 0.05%포인트 내리면서 이에 연동되는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그만큼 내렸다.
또 중국 당국은 그간 강력히 유지해온 대출 총량규제를 완화, 주택 수요자와 부동산 개발 업체의 사업 자금을 적극적으로 대출해주라고 금융권에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이처럼 중앙과 각 지방정부 차원에서 작년 말 이후 크고 작은 수십 개의 부양성 정책이 쏟아져나왔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커얼루이(克而瑞)부동산연구센터의꺼내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29개 중점 도시의 주택 거래 면적은 작년 동기와 전월 대비 각각 46%, 37% 감소했다.
특히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비롯한 대형 부동산 업체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잇따르면서 주택 소비자들은 업체가 중도에 공중분해 되면서 사업이 좌초할 것을 우려해 신규 주택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당국의 '돈줄 죄기'가 일부 완화됐지만 중국 안팎에서 신용도가 추락한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헝다 같이 원래 부채 비율이 높았던 회사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부채 비율이 낮아 재무 상태가 견실하다고 여겨지던 부동산 업체들까지 위기가 전이되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업체 중 하나인 정룽(正榮)그룹은 최근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3월 5일 만기가 도래하는 2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디폴트를 예고했다.
다른 부동산 업체 양광청(陽光城)도 지난 18일 공시에서 지난 15일 예정된 2건의 달러채 이자 총 2천700만 달러를 내지 못했다면서 추가 30일의 유예기간 안에 이를 갚을 수 없다면서 디폴트를 선언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코로나19 확산 심사 속에서 중국은 경기 저점의 고비가 될 1분기 경기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기저효과 덕에 작년 1분기 18.3%까지 올랐던 분기 성장률이 작년 2∼4분기 7.9%, 4.9%, 4.0%로 떨어지면서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의 문을 열 중대 정치 행사인 올가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5%대 성장 유지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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