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지 말 것을 촉구하면서 제재를 경고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전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 뒤 "우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국제법과 민스크 현정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며 그가 루간스크와 도네츠크 주의 독립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만약 합병이 있을 경우 제재가 있을 것이다. 만약 승인이 있을 경우 나는 그 제재들을 상정할 것이며 장관들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에 대해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시각을 지닌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이 두 지역 승인시 전면적인 합병이 이뤄질 경우보다는 공동의 입장과 제재에 합의하는 데 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로이터는 풀이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두 공화국의 독립 승인 요청을 염두에 두고 돈바스 지역 분쟁 격화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으며, 보렐 고위대표가 발언하는 사이 크렘린은 푸틴 대통령이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실제로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는 분리주의 공화국 반군에 공개적으로 군대를 파견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러한 러시아의 행보는 두 공화국의 독립 추진에 각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의 전면적 무력 충돌을 야기할 위험성이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4개국 정상은 돈바스 지역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 분쟁 해결을 위해 지난 2015년 2월 해당 지역의 평화 정착 방안을 담은 민스크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이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충돌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킨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면서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수집된 정보를 분석할 때 러시아가 오히려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병력을 증강하고 전진 배치했다고 반박하고 있으며,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상황에 있다고 경고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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