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나토도 "국제법·민스크협정 노골적 위반" 규탄
(런던·브뤼셀=연합뉴스) 최윤정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데 대해 제재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내 두 분리주의자 영토 승인은 국제법과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 민스크 협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EU와 그 파트너들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해 단합되고 단호하고 굳은 의지를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조치는 국제법과 민스크 협정의 노골적 위반"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두 사람은 "EU는 이 불법적 행위에 관여한 이들에 대해 제재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고 "EU는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자주권,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 영토보전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차 밝힌다"고 덧붙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분명히 국제법 위반이고 명백히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결정은 우크라이나 동부 충돌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민스크 평화협정을 거부하는 것이고, 흉조이자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어두운 조짐이라고 그는 말했다.
존슨 총리는 "매우 강력한 제재 패키지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지하기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도 트위터에 "러시아가 국제 약속을 어기고 처벌 없이 지나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존슨 총리는 제재 패키지에 함께 서명한 동맹국들과 긴급히 논의하는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를 해서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푸틴 대통령의 DPR·LPR 승인을 국제협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는 DPR·LPR을 승인한 러시아의 결정을 비난한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을 한층 더 침해하고 갈등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훼손하며 러시아도 당사자인 민스크 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두 공화국의 독립 승인 요청을 염두에 두고 돈바스 지역 분쟁 격화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을 논의할 것을 제안한 데 이어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러시아·공화국들 간 우호·협력·원조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러시아의 이번 결정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는 분리주의 공화국 반군에 공개적으로 군대를 파견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러한 러시아의 행보는 두 공화국의 독립 추진에 각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의 전면적 무력 충돌을 야기할 위험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4개국 정상은 돈바스 지역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 분쟁 해결을 위해 지난 2015년 2월 해당 지역의 평화 정착 방안을 담은 민스크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이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충돌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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