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러시아 크림반도 병합 후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대두
친우크라·친러시아 성향 갈려…8년간 교전으로 1만4천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은 러시아와 접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를 아울러 일컫는다.
이 지역은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의 교전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저강도 내전 상황이었다.
서방은 러시아가 침공의 구실을 마련하기 위해 친러 세력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격을 가장한 공작을 벌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17일부터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격화하고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화유지를 명분으로 이 곳에 군대를 진입시키라고 명령하면서 돈바스 지역은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방아쇠'가 됐다.
2014년 러시아는 대규모 시위대가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축출하자 주민투표를 근거로 침공을 감행해 우크라이나 남부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이에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도 동부 산업 지역을 점령한 뒤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수립을 선포했다.
국제사회가 두 공화국을 합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탓에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지만 반군 세력은 장악 지역에서 상당한 수준의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돈바스 지역 인구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 각각 230만 명과 150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하며 이들 다수가 러시아 국적자이거나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80만 명에게 러시아 여권을 발급해 이중국적자가 됐다.
현재 돈바스 지역은 친러 분리주의 세력과 이를 제압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관할하는 지역으로 나뉜 상태며 양측간 교전은 8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양측의 장기 교전으로 1만4천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삶의 터전을 등진 사람은 2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서방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반군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한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일관되게 부인한다.
돈바스 지역 내에서도 친러시아와 친우크라이나로 정치적 성향이 갈린다.
2001년에 실시한 공식 인구조사에 따르면 크림반도와 도네츠크주 인구 절반 이상이 러시아어가 모국어라고 답했다.
2021년 조사에서 분리주의 세력이 점령한 지역 주민의 절반 이상이 자치권 여부에 상관없이 러시아에 통합되기를 희망했다.
친러 분리주의 세력은 이런 주민의 성향을 우크라이나에서 독립하려는 실질적 근거로 삼는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관할하는 돈바스 지역에서는 대다수가 친러분리주의 세력에 점령된 지역이 우크라이나로 반환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작년 7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을 하나의 민족으로 묘사하며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주권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만큼 러시아는 구소련권인 우크라이나를 자주적인 '다른 국가'가 아닌 혈연으로 묶인 러시아와 불가분의 관계로 본다.
돈바스 지역 내 전쟁을 멈추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꾸준히 이어졌다.
2014년 9월 무력 분쟁을 멈추기 위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LPR, DPR이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정전 협정을 맺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며 충돌은 계속됐다.
결국 이듬해인 2015년,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LPR, DPR의 대표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로 다시 민스크에서 모여 16시간 합의한 끝에 '민스크 2차 협정'에 서명했다.
협정에 따라 OSCE가 전선을 감시하고, 정전협정 위반을 보고하면서 대규모 충돌은 멎었지만 교전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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