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구실 만들려는 시도"…유엔 사무차장도 "러시아군 배치 유감"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21일 저녁(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독립국가 승인 및 러시아의 평화유지군 파견 방침과 관련, 긴급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령에 대해 "우리는 그들(평화유지군)이 정말로 누구인지를 알고 있다"며 "이는 허튼소리"라고 일축했다고 로이터·AFP통신이 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지배하는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이들 지역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러시아군 배치를 공식화했다.
또 분리주의 세력을 독립국가로 공식 인정한다는 러시아의 발표에 대해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전쟁의 구실을 만들려는 러시아의 시도"라고 비판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푸틴 대통령은 제국주의가 지배하던 시대로 세상을 되돌리고 싶어한다"며 "지금은 1919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전 관련 평화협정인) 민스크 협정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며 "미국은 그가 그대로 멈출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또 그는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에 앞서 로즈마리 디칼로 유엔 정무 담당 사무차장은 안보리 브리핑에서 "우리는 소위 '평화유지 임무'라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배치 명령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 지역에서 충돌 격화로 사상자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디칼로 사무차장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자료를 인용해 돈바스 지역에서 지난 18∼20일 3천231건의 정전협정 위반 사례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이날 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미국, 영국, 프랑스, 알바니아, 노르웨이, 아일랜드 등 6개 안보리 이사국이 공식 신청해 성사됐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선 안보리 차원의 공식 대응 채택은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상임 이사국인 데다 2월 의장국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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