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베이징=연합뉴스) 윤고은 한종구 특파원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편도 택하려 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가 2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관련국 간 대화와 협상을 호소했을 뿐, 민스크 협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앞서 장 대사는 지난 17일 회의에서는 민스크 협정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민스크 협정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평화를 위해 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정권과 친러시아파 무장조직 등의 대표자가 2014년 9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로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맺은 합의를 말한다.
협정은 즉각적인 정전, 친러시아파가 지배하는 지역에 특별 자치권 부여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중국 정부 고문인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학 교수는 SCMP에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평화적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모든 당사자의 영토 보전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점점 추상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서방이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할 경우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도전하지 않겠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전략적 파트너인 러시아가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간접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양국 간 체결한 1억t 규모 석탄 공급 계약은 중국이 러시아에 보내는 지지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장신 상하이 화둥사범대 국제관계학과 부교수는 "중국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민스크 협정을 지지하던 이전의 입장은 현재 상황이 그 틀 바깥으로 전개되고 있어 고수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러시아의 행동을 판단하지도, 러시아의 행동에 추가로 지지를 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승인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장 교수는 "러시아와의 공동성명과 에너지, 무역에 관해 체결한 15개 계약은 계속될 것이다. 만약 중국이 러시아에 어떠한 도움을 제공한다면 그것일 것"이라며 "중국은 분쟁의 일부로 해석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화(欣華) 상하이외국어대학 유럽연합연구센터 주임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법으로 제시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이익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미·러 정상회담은 국경에서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잠시 완화할 수 있을 뿐 양국의 이견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주임은 "전략적 안보 분야에서 양국의 신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미·러 정상회담이 우크라이나의 현재 긴장 상태를 근본적으로 완화하거나 바꾸지 못하고 긴장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과연 열릴 수 있을지, 열린다면 어떤 태도를 보일지 말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정상회담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직접적인 대규모 충돌을 방지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소규모 충돌은 물론 직접적인 교전도 일어날 수 있다고"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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