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서 투우 퇴출되나…동물학대 논란 속 금지 논의

입력 2022-02-23 03:03  

멕시코시티서 투우 퇴출되나…동물학대 논란 속 금지 논의
투우 금지법안, 시의회 위원회 통과 후 전체회의 상정 앞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전 세계 최대 규모 투우장인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플라사 멕시코'에선 지난 20일(현지시간) 이번 시즌 마지막 투우가 열렸다.
관중의 '올레!' 환호 속에서 끝난 일요일 공연은 어쩌면 멕시코시티에서의 마지막 투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시 의회가 투우 퇴출을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시티 의회 동물복지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나 잔혹 행위를 포함한 공공 이벤트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체회의엔 아직 상정되지 않았는데, 전체회의까지 통과해 발효되면 멕시코시티에서 더는 투우가 열릴 수 없게 된다.
투우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멕시코시티만의 문제도 아니다.
투우사가 소를 일부러 흥분시킨 뒤 서서히 죽이는 방식이 잔혹한 동물 학대라는 비판이 일찌감치 제기됐다.

멕시코 동물보호단체들은 20일에도 투우장 밖에서 항의 시위를 펼쳤다.
호르헤 가비노 멕시코시티 시의원은 AFP통신에 "단지 유희를 위해 지각 있는 동물을 공공장소에서 죽이는 것은 내게 충격을 준다"고 말했다.
반면 투우 옹호론자들은 투우가 스페인 식민시절부터 수백 년간 유지된 전통이며, 많은 종사자의 생계가 걸려 있는 중요한 산업이라고 반박한다.
투우 관련 기념품을 파는 파코 도밍게스는 AP통신에 "투우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존중하지만 동의하진 않는다"며 "투우는 문화·예술을 하나라고 본다. 난 투우로 먹고살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선 현재 전체 32개 주 가운데 4곳에서 투우가 금지된 상태다. 7개 주는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여전히 투우가 열리고 있는 중남미 다른 국가 중에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가 지난 2020년 투우 금지를 결정했고, 이웃 베네수엘라는 최근 2개 주에서 투우를 퇴출했다.
반면 2020년 페루 헌법재판소는 투우와 투계를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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