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군사력 강화하는 중국보다 더 큰 위협 없어"
대담 영상 인터넷에 통째로 공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과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워싱턴 싱크탱크가 주재한 공개 화상 대담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맞서 미국과 대만이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 대담 영상은 통째로 유튜브에 공개됐는데 이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과 대만의 각종 교류를 가급적 조용히 추진하던 과거 관행이 크게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23일 워싱턴 싱크탱크인 매케인 국제리더십 연구소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우 부장은 22일(현지시간) 대만 안보 현황과 미중관계를 주제로 진행된 에스퍼 전 장관과 대담에서 중국에 궁극적으로 대만을 침공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시점 예측보다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부장은 "문제는 중국이 언제 공격을 가해 올 것인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의도와 (공격 감행)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다"며 "과거 수년간 중국의 군사력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중국의 의도는 매우 명확하다"며 "대만은 비대칭 전력을 강화함으로써 자신을 더욱 잘 지켜내야 한다"고 밝혔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蔣介石·1887∼1975)가 이끄는 국민당이 대만으로 패퇴한 이후 중국은 대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만을 무력을 동원하더라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자국의 한 개 성(省)으로 여긴다.
우 부장은 "대만은 중국이 언제 침공할지 예상하지 않고 대비를 할 것"이라며 "내일이 됐든, 내년이 됐든, 또는 10년 후가 됐든 우리는 영원히 준비를 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onversations with Secretary Esper: Taiwanese Foreign Minister Joseph Wu
다만 우 부장은 대만이 미국 등 이념적으로 가까운 파트너들과 관계 유지를 통해 안전을 보장받는 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충돌을 유발하는 '도발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과감한 선제 행동에 나서 대만 침공에 명분을 제공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에는 대만과의 평화적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면 반드시 전쟁을 벌여 대만을 '복속'하도록 하는 반국가분열법이 있다. 이 법은 대만의 공식적인 독립 선언, 외국 군대 진주 등을 개전 조건으로 못 박아두고 있다.
미중 신냉전 시대를 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국방부 장관을 지낸 에스퍼는 "군사력을 계속 강화하고 현대화하는 중국에서 오는 점증하는 위협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다"며 중국 견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만이 충분한 국방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미국과 대만 관계는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미·대만 관계는 점증하는 중국의 '나쁜 행동'(bad behavior) 하에서 자라났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과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오랜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우리는 공통의 역사, 가치, 공통의 목표, 가족 혈연, 경제, 기술, 지정학 요소 등 다양한 요소로 한 데 묶여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미국 전직 고위 관료들의 대만과의 공개 접촉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공화당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은 내주 대만을 공개 지지 방문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만날 예정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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