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서방 국가들이 일제히 러시아 대상 제재에 착수한 가운데, 우크라이나·러시아 등에서 영업 중인 글로벌 기업들이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식품·유통·자동차 등 각 분야 기업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위기 확산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아프리카 29개국에 코카콜라 제품을 공급하는 코카콜라HBC는 이번 사태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모두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앞서 2014년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모든 시나리오에 대응책을 마련했다. 즉각 대처가 가능하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스위스 식품회사 네슬레는 "제재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지는 않는다"며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계획을 마련해뒀으며, 필요하면 이 계획을 즉각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원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네슬레는 러시아에서 과자·음료 등을 생산하는 공장 6곳을 가동 중이다. 2020년 이 회사의 러시아 매출액은 17억 달러(약 2조원)에 달했다.
글로벌 매출액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6%에 이르는 프랑스 식품회사 다논도 "현지에서 상황을 매우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가구 매장 이케아를 운영하는 잉카 그룹은 "제재에 모든 다국적 회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러시아에서 합작법인 '아브토바스'를 운영하는 프랑스 자동차 제작사 르노는 미국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경우, 대체 공급처를 찾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은 "직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면서 "제재가 끼칠 영향을 꾸준히 파악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일본 대기업 히타치 역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현지 업체 '글로벌로직'을 인수한 히타치가 우크라이나 키예프와 하리코프 등에 거느리고 있는 직원 수만 7천200명에 이른다.
히타치는 로이터통신에 "제재로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민 97%가 사용하는 메시징 앱 '바이버'의 운영사 라쿠텐은 "협력업체에 안전을 최우선시하라고 당부했다"며 "통상 업무가 어려워지면 상황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도요타 자동차는 "영업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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