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일촉즉발] 젤렌스키, 비상사태 의회에 요청…예비군 소집령도(종합)

입력 2022-02-24 01:37   수정 2022-02-25 12:20

[우크라 일촉즉발] 젤렌스키, 비상사태 의회에 요청…예비군 소집령도(종합)
민간인에 총기 사용도 허가…러시아 체류 자국민엔 즉시 출국 권고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최수호 기자 = 우크라이나에 드리운 전운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직면한 우크라이나가 친러 분리주의 공화국들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제외한 전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타스·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 격인 우크라이나 국방안보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친러 반군이 통제 중인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제외한 국가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위원회 국방안보위원회 서기(사무총장 격)는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의회(최고라다)가 48시간 이내에 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비상사태는 30일 동안 지속되며, 상황에 따라 대통령의 결정으로 30일 더 연장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뒤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24일부터 30일 동안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제외한 국가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의회에 제안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의회는 조만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외출이나 야간통행이 금지되는 등 민간인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될 수 있다.
또 출입국이 통제되고, 일부 정치활동과 파업 등도 금지될 수 있다.
다닐로프 서기는 비상사태 조치의 일환으로 일부 지역에 통금령이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아직 국가총동원령을 발령할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필요할 경우 이 조치도 취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총동원령은 국가 및 국제 비상사태와 관련하여 군사력과 국가 인프라를 전시체제로 전환하고 인적자원과 물자를 총동원하는 조치를 말한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또 러시아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군대를 파병할 준비를 하자 예비군 징집에도 나섰다.
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지상군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8~60세 예비군이 소집된다. 소집령은 오늘 발효한다"며 "최대 복무 기간은 1년"이라고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번 조치로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합류하는 예비군 규모가 3만6천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예비군 소집령을 발령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민간인들의 총기 소지와 자기방어를 위한 행위를 허용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법안을 제출한 의원은 "국가와 사회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현재 위협 때문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 체류 자국민들에게 즉각 러시아를 떠나라고 권고했다.
외무부는 "점증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세로 러시아 내 영사 지원이 실질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인의 러시아 여행 자제 등도 권고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지난 21일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아가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고 자국 국방부에지시했고, 러시아 상원은 대통령이 요청한 해외 파병을 승인했다.
필요시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이나 우크라이나 내 다른 지역으로 군대를 보내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를 겨냥한 집단적인 경제제재에 나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만이 아닌 전역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본격적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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