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과나 재무장관 첫 예산안 연설…"지금은 세금 올릴 때 아냐" 연설에 '호평'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올해 고물가에 따른 서민들의 생활고를 고려해 유류세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
또 법인세도 28%에서 27%로 1%포인트 인하하고 경제회복 지원을 위한 52억랜드(약 4천120억원) 규모의 세액 공제와 인센티브 등으로 기업들의 고용 창출을 독려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에녹 고동과나 재무장관은 이날 케이프타운에서 국회를 대상으로 한 첫 예산안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남아공이 유류세를 인상하지 않는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유가는 리터(L)당 20랜드를 넘어 교통, 식품, 서비스 가격 등에 압력을 가했다.
고동과나 장관은 전국에 생방송된 연설에서 "작년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은 광업 호조로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62억랜드(4천916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올해 전반적으로 세금을 늘리지 않겠지만 소비세에서 술과 담배에 대한 소위 '죄악세'는 4.5∼6.5% 인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캔 맥주는 11센트, 750㎖ 와인은 17센트가 각각 가격이 오른다.
아울러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국정연설(SONA)에서 밝힌 대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지급한 실업수당인 재난완화기금을 월 350랜드씩 12개월 연장하기 위해 450억랜드를 할당했다.
고동과나 장관은 또 적자 축소와 부채 안정에 힘쓰겠다면서 국가 부채를 갚는 데 쓰이는 연간 3천300억랜드는 보건, 경찰, 교육 등 각 부문 예산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부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75.1%로 안정화시키고 재정적자도 GDP 대비 5.7%에서 더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257개 시정부 가운데 재정이 열악한 곳이 175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공공부문 임금의 급격한 증가를 잡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지난해 경제성장치를 4.8%로 하향 조정하면서 7월 폭동과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상반기 성과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패가 성장 잠재력을 낮춘다면서 '존도 사법조사위원회'의 보고서 권고에 부응하고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탄소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면서 올해 1월부터 134랜드에서 144랜드로 올렸다고 말했다.
올해 실질 GDP는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향후 3년간은 평균 1.8%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그는 예측했다.
야당과 경제 분석가들은 고동과나 재무장관의 예산안 데뷔와 관련, 균형 잡히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라면서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