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 국가에 독일처럼 미군 영구 주둔기지 고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이 동유럽에 첫 영구 주둔 군기지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매체 더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을 방문한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군이 발트해 지역에 영구 주둔 기지를 건설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스미스 위원장은 미국이 동유럽 내 영구적 주둔에 열린 입장이며 발트해 국가들에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와 기타 방공 시스템을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방문했던 모든 (동유럽 나토 회원) 국가에서 나온 큰 논쟁거리 중 하나는 그들이 독일처럼 영구 주둔 미군기지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미군과 그 가족을 위한 기반시설이 필요하다면서 "순환 배치와 영구 주둔 사이의 균형점은 무엇이고 그에 대한 찬반은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2014∼2018년 유럽 주둔 미 육군사령관을 지낸 벤 호지스도 미군 기관지 성조지와 인터뷰에서 "동맹국과 미국은 폴란드·루마니아·발트해 국가에서의 영구주둔에 대한 입장을 심각히 재고할 것"이라고 봤다.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 정부도 수년간 미국에 기갑사단 배치를 요청했고 미국이 이런 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동유럽에 F-35 전투기와 아파치 공격 헬기를 추가로 배치하기로 한 가운데 나왔다.
미 국방부는 이탈리아 주둔 미 보병 800명을 발트해 지역으로 재배치하고 아파치 헬기 32대도 독일에서 발트해 지역으로 이동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아파치 헬기 12대를 그리스에서 폴란드로 옮기고 F-35 전투기 최대 8대를 나토 동부 작전 지역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에스토니아는 구소련 붕괴 후 독립한 발트 3국 중 하나로,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발트 3국은 러시아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 강화를 요청해왔다.
미군은 최근 몇 년 새 이들 지역에서 여러 차례 훈련하고 순환 배치를 해왔지만 구소련 지역에 대한 영구 주둔은 자제했다.
러시아는 1997년 나토와 러시아가 체결한 기본협정에 따라 미군이 이들 지역에 영구 주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나토 회원국 사이에서는 러시아의 공세적인 태도 탓에 이러한 약속이 쓸모없어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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