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통신선 걸려…늘어진 통신선·전선, 미관 해치고 안전사고 원인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도로 위의 늘어진 케이블에 오토바이 운전자가 목이 걸려 떨어지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1일 북동부 콘깬주에서 한 운전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공중에 '붕' 뜨는 듯한 장면이 주변 상점의 보안 카메라에 잡혔다.
Motorcyclist caught by neck by low hanging overhead cable
영상을 보면 이 운전자는 오토바이에서 떨어져 도로 위에 나뒹굴었고, 오토바이도 수 m 앞으로 미끄러졌다.
사고는 도로 아래로 축 처진 케이블을 운전자가 미처 보지 못해 발생했다.
이 오토바이 운전자는 크게 속도를 내지 않은 상태였고, 머리 전체를 가리는 헬멧을 쓰고 있었던 터라 다행히도 큰 상처는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걱정하며 다가온 주민들에게 목 부위에 생긴 자국을 보여준 뒤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주변 노점상들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했다.
주변 차 수리점에서 일하는 수라차이 판무앙씨는 사고가 난 도로 위에 느슨해진 통신선이 내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수리점 사장이 통신선을 관리하는 당국에 관련 민원을 제기했지만,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는 수 없이 주민들이 이 통신선을 위로 올려봤지만, 그때마다 다시
처져 내려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사고 직전에도 트럭 한 대가 이곳을 지나갔고, 높은 짐칸에 통신선이 걸리면서 아래로 늘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방콕을 비롯해 태국 전역에는 시민들 머리 위로 전선과 통신선이 어지럽게 지나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인 러셀 크로가 지난해 영화 촬영차 방콕을 찾았다가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전선·통신선을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선·통신선이 아래로 늘어져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지난 2020년 1월에는 서부 깐짜나부리주의 도로 위에서 늘어진 전깃줄에 걸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외국인 관광객이 목을 심하게 다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 한 해 전 7월에는 방콕에서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도로에 늘어진 전선에 목을 심하게 다쳐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연립 정부를 이끄는 팔랑쁘라차랏당 소속 꼬라닛 응암숙노라타나 의원은 최근 방콕 및 인근 지역의 1천400km에 달하는 전선·통신선을 3년 이내에 땅 속으로 묻겠다고 밝혔다.
꼬라닛 의원은 태국 의회의 전선 및 통신선 구조(構造)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른 주에 있는 6천km에 달하는 전선·통신선도 점진적으로 땅속에 묻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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