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현실성 부족" 지적…"지방 공항 활성화 위해 필요"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임성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항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인천국제공항의 허브화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지방 공항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과 이 항공사 인수를 앞둔 대한항공[003490]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거점공항을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무안공항을 거점공항으로 활용하더라도 미주·유럽 노선 운항 때문에 인천공항과 함께 2개의 거점공항 운영이 불가피하다. 이에 운영비 지출이 늘어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무안공항은 수도권 2천만명 인구를 잠재 수요로 가진 인천공항과 비교하면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에서 무안공항으로 오는 국제선 노선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른 항공사들이 무안공항에 취항하지 않는다면 아시아나항공은 환승 수요를 확보할 수 없게 된다.
사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에 정부가 개입하는 모양새가 나오는 점도 우려된다. 항공사는 수요 분석에 따라 노선 운영을 결정하지만, 거점공항이 지정된다면 노선 운영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아시아나항공의 거점공항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천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육성하는 국가 항공 정책을 완전히 변경해야 하는 일"이라며 "거점공항이 되려면 활주로를 늘리는 등 대규모 공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무안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육성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건부 승인된 상황에서 특정 항공사(아시아나항공)의 거점공항을 육성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정부가 무안공항 거점공항화 등의 지방 공항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안공항을 아시아나항공의 거점공항으로 할 수만 있으면 정말 좋다"며 "장기적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거점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인천공항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독일 루프트한자도 뮌헨과 프랑크푸르트 2개 공항을 허브공항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항공편의 출발과 도착이 이뤄지는 거점공항과 환승 수요 확보를 목표로 하는 허브공항은 개념적으로 다르다"며 "정부의 의지에 따라 (무안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