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확산하는 가운데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관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고 브라질 매체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사관 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브라질의 목소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사관 관계자는 브라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라는 점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브라질 정부의 러시아 침공에 대한 비난이 동유럽의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상파울루에서 두 차례 행사에 참석해 연설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관해서는 침묵했다.
육군 장성 출신인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침략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인 나 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국방·에너지·통상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고조된 시점에 이루어지는 러시아 방문이 적절치 않다며 외교적 압박을 가했고, 브라질의 주요 각료들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며 만류했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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