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끼친 인물·장소·행사·기념일 등 다양한 소재 다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구글 두들(doodle)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기쁨,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사람들이 누군가 나를 봐주고, 내 얘기를 듣고, 소중히 여긴다고 느끼도록 했으면 합니다."
검색엔진 업체 구글의 두들팀에서 일하는 책임자(Lead) 제시카 유와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 페를라 캠포스는 24일(현지시간) 온라인 미디어 행사에서 '두들'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구글 두들은 구글 홈페이지 화면 중앙의 'Google' 로고가 있는 자리에 이따금 들어가는 특별 메시지다. 문화적으로, 또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친 사람, 중요한 장소, 올림픽 같은 행사, 여성의 날·지구의 날 같은 기념일 등이 구글 두들이 기념하는 주요 주제가 된다.
형식도 단순한 그림부터 움직이는 이미지(짤방), 슬라이드쇼, 동영상, 그리고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일례로 올해 2월 1일 한국에서는 호랑이의 해를 맞아 설날을 기념하는, 움직이는 이미지가 구글 홈페이지에 내걸리기도 했다.
두들은 '낙서'란 뜻의 영어 단어인데 사실 시작은 반쯤 장난스러웠다. 1998년 '버닝맨' 축제를 기념하기 위해 두들을 만들었는데 한편으로는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이 축제에 참가하러 가느라 자리를 비우게 됐다는 걸 이용자들에게 알리려는 목적이었다. 그동안 구글 서버가 멈추면 나중에 고치겠다는 것이다.
구글 두들의 소재를 선정하는 작업은 1년 전부터 시작된다. 봄부터 세계 각지에 있는 구글 직원, 또는 이용자들의 아이디어나 신청 수천 건을 받아 검토한 뒤 아이템을 정한다.
전 세계에 공통으로 나가는 두들도 있지만 어떤 것은 어떤 나라의 기념일이나 인물 등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삼기도 한다. 이를 위해 각 나라에서 반향이 있을 만한 주제, 그리고 이를 어떤 어조(tone)로 다뤄야 할지를 그 나라의 구글 직원들과 상의한다고 한다.
캠포스 책임자는 "선정의 기준은 다양성과 공정함, 포용성"이라며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해당하며 다양성에는 인종과 민족, 장애, 직업, 연령, 시대 등이 다 고려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은 이처럼 오래전부터 준비되지만 어떤 경우엔 몇 시간 만에 아이템이 정해져 구글 홈페이지에 올라가기도 한다. 화성에서 물이 발견됐다거나, 지구와 비슷한 태양계를 찾았다는 뉴스가 나왔을 땐 6시간 만에 실시간으로 두들이 올라왔다.
유 책임자는 "특히 우주 두들을 실시간으로 하길 좋아한다"며 "토성을 그리기 위해 누군가에게 저작권에 관해 물어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제작된 두들은 모두 5천 건으로, 연평균 450건이 제작된다.
힙합 탄생 44주년을 기념하는 두들, 미국에서 처음으로 흑인과 백인이 뒤섞여 춤출 수 있었던 미국 뉴욕의 댄스홀인 사보이 볼룸을 기념하는 두들, 시각장애인용 점자 블록을 개발한 일본의 엔지니어 미야케 세이이치를 기념하는 두들도 만들어졌다.
유 책임자는 "누구든 살아 있는 사람은 두들의 대상이 안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생존 인물일 경우 상업적 홍보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물의 경우 남성과 여성이 균형을 이뤄 반반이 되도록 노력한다고 한다. 여성 인사가 처음 두들의 소재가 된 것은 2008년으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두들팀의 성과평가 지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유 책임자는 "우리는 성과 목표나 숫자가 없다. 트래픽(방문 횟수)이 목표라면 BTS나 저스틴 비버를 하면 될 것"이라며 "두들은 우리 이용자들한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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