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압산소요법(HBOT: hyperbaric oxygen therapy)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압산소요법은 혈중 산소 농도를 높이기 위해 대기압보다 기압이 높은 방에서 고농도의 산소를 흡입하게 하는 치료법이다.
PTSD는 전쟁, 자동차 사고, 폭행, 강간, 테러, 지진, 홍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겪은 뒤 나타나는 극심한 불안장애로 환자는 충격적인 사건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악몽에 시달리며 항상 초긴장 상태를 보인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메디컬센터 사골(Sagol) 고압산소 의학 센터의 샤이 에프라티 교수 연구팀이 가자 전쟁(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사이에 분쟁지구인 가자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 참가 후 PTSD를 겪고 있는 이스라엘 재향군인 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imes of Israel)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18명)에만 매주 5일씩 총 60회에 걸쳐 고압산소 요법을 시행했다.
이와 함께 표준 PTSD 증상 측정법과 뇌 촬영을 통해 고압산소 치료의 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고압산소 치료 그룹은 PTSD 증상이 크게 줄어들었고 50%는 PTSD 증상이 사라졌다.
고압산소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은 PTSD 증상에 변화가 없었다.
고압산소 치료를 받은 환자는 치료 후 감정 조절과 집행 기능을 관장하는 뇌의 전두엽(frontal lobe)과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의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뇌 영상에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고압산소 치료는 줄기세포의 재활성화와 증식을 유도, 새로운 혈관을 생성시키고 이와 함께 뇌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마침내 손상된 뇌 조직의 기능이 회복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고압산소요법은 심리학적이 아닌 생물학적 도구라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 방법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의 헤르모나 소레크 분자 신경과학 교수는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초기 연구 결과이기는 하지만 주목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PTSD 치료법이라고 논평했다.
장기간에 걸쳐 뇌에 손상을 입히는 PTSD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온라인 과학 전문지 '공공 과학 도서관'(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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