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승전 땐 친러정권·동서분리·장기 게릴라전 시나리오"

입력 2022-02-25 16:49   수정 2022-02-25 16:51

[우크라 침공] "러 승전 땐 친러정권·동서분리·장기 게릴라전 시나리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어떤 식으로 끝날까.
우크라이나 북부와 동부, 남부 지역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침공을 시작한 러시아는 파죽지세로 진격해 하루만인 24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를 압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필사적인 저지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상황에서 군사력은 열세를 노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전 방면에서 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이날 중 러시아 탱크부대가 키예프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러시아가 승기를 잡는다는 점을 전제로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3가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우선 러시아가 완벽한 승리를 선언하고 그 여파로 국제세계에서도 강대국의 힘의 논리가 우세하게 되는 상황이다.
이 시나리오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점령하고 승리를 쟁취한다.
우크라이나에 들어서는 친러시아 꼭두각시 정권은 기존 민주 정권이 추진했던 유럽연합(EU)과 나토 가입 방안은 폐기한다.
4천만명의 우크라이나 국민 중 새로운 체제가 싫은 사람은 떠나고, 남은 국민은 '뉴노멀'에 적응하면서 친러 정권 아래에서 삶을 이어나가게 된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는 비슷한 권위주의 정권인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게 된다.

러시아의 성공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영감'을 받은 중국은 대만 침공의 강한 유혹을 느끼게 된다.
서방 국가들은 수십년간 그들의 번영을 뒷받침했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를 더는 지키지 못하고 약해진 초라한 모습이 된다.
이로써 강대국이 약소국을 힘으로 눌러버리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수 있다.
세계 2차대전 직후인 1945년부터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권위주의 정권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현 세계의 모습을 만들어온 국제질서 체계가 종식된다는 뜻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서방 국가들의 입장에선 첫 번째보다는 덜 암울하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흑해부터 아조프해까지 해안선 라인을 점령해 우크라이나의 교역을 봉쇄한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경제를 마비시키고, 나약해진 정권의 통치를 계속 받도록 내버려 둔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과거 독일처럼 동서로 나뉘게 된다.
정부의 지배력이 닿는 우크라이나 영토는 서방과의 유대관계를 이어가겠지만 다른 쪽은 러시아의 영향권으로 다시 편입된다.

러시아의 점령이나 친러 정부에 대항하는 강력하면서 끈질긴 저항운동이 일어나는 상황이 세 번째 시나리오다.
스카이뉴스는 이 마지막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소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저항 세력의 게릴라전에 오랫동안 끌려다니게 되면 내부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전장에서 죽거나 다치는 군인이 늘어나고, 우크라이나 점령으로 인해 큰 경제적 손실도 계속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푸틴 정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스카이뉴스는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최근 TV 연설에서 이같은 시나리오를 언급한 바 있다.
존슨 총리는 "우리의 임무는 명확하다"라며 "외교적·정치적·경제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푸틴의 이 사악하고 야만적인 모험은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스카이뉴스에 "이미 저항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쿠데타가 발생하는 상황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는 큰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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