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러시아의 침공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진 우크라이나에서 때아닌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중국 중앙(CC)TV는 2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거주하는 교민 쑨(孫)모 씨를 인터뷰하며 현지에서 오성홍기를 구하기 어렵다는 쑨 씨의 발언을 소개했다.
쑨 씨는 "키예프에서 오성홍기는 이미 매진됐다"며 "중국인들은 서로 돕고 있으며 내가 갖고 있던 국기를 교민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성홍기 매진은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이 교민들에게 우발적 피해를 막기 위해 외부에 나갈 때 차량 등에 오성홍기 부착을 권고한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 샤오샹천바오(湘晨)는 현지 상황을 전하며 국기가 없어 오성홍기를 직접 그리는 중국인도 있다고 전했다.
한 여학생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빨간 펜을 찾지 못해 립스틱으로 오성홍기를 그렸다"며 "국기를 들고 있으면 누구도 나를 공격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현재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는 '#우크라이나의 중국인이 립스틱으로 오성홍기를 그렸다#' 해시태그의 누적 조회 수가 2억 건을 넘었다.
오성홍기를 도둑맞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중국인은 웨이보에 "대사관의 권고에 따라 차에 국기를 붙였는데, 잠시 짐을 옮기던 사이 국기가 없어졌다"며 "누군가 훔쳐 간 것 같다"고 적었다.
웨이보에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것은 중국 국기와 여권"이라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무역상, 유학생, 화교 등 중국인 6천여 명이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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