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용위 개최…작년 기금 수익 91조, 수익률 10.77%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주주대표소송 권한을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로 넘기는 방안을 25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22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짓지 못하고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번째 결론을 보류한 것으로, 차기 정부에서 논의를 이어가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기금운용위원회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주주대표소송 결정권을 맡긴다는 것이다.
경제계에서는 이 경우 노동·시민사회 추천위원이 많은 수탁위가 소송을 남발하고 국내 기업의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해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이날 회의에서는 별도 소위원회를 구성해 대표소송 등에 대해 먼저 논의를 한 뒤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다시 다루기로 했다.
대표소송에 대해서는 정부 내부에서도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많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측 기금위 당연직 위원 5명 중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과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 4명이 불참했다고 알려졌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표소송 수탁위 위임과 관련해 "경영계, 경제계는 큰 우려를 표명하고, 가입자단체는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며 충분한 논의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2021년도 국민연금기금 결산'도 안건으로 다뤘다.
기금 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948조7천억원으로 전년대비 115조원 넘게 증가했다.
증가액 약 115조원 중 기금운용 수익이 91조2천억원이고 보험료 적립금이 24조4천억원 정도다. 91조2천억원의 수익은 2012년 이후 역대 최다 규모다.
권 장관은 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은 같은 해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53조5천억원)의 약 1.7년치, 연금 급여지급액(29조1천억원)의 약 3.1년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금 운용수익률은 10.77%(잠정치)였다. 2019년 11.3%, 2020년 9.7%에 이어 최근 3년 평균 10.57%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10.77%는 1999년 11월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2019년(11.3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자산별 기금 운용 수익률은 국내주식 6.73%, 해외주식 29.48%, 국내채권 -1.30%, 해외채권 7.09%, 대체투자 23.80%였다.
지난 1988년 국민연금기금 설치 이후 지난해 말까지 기금 운용의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6.76%, 운용 누적 수익금은 총 530조8천억 원이다.
지난해 말 기금 순 자산인 948조7천억원 중 530조8천억원(56%)이 기금 운용을 통해 얻은 수익금이다.
기금 규모는 2016년 말 558조3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948조7천억원으로 지난 5년간 70%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1천조원 돌파도 기대된다.
최근 3년간 수익금은 236조8천억원으로 누적수익금 530조8천억원의 45% 수준이다.
기금운용위원회는 기금 대체투자 위탁 운용 목표 범위를 기존 65∼95%에서 65∼99%로 조정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코로나19 확산과 인플레이션 우려, 금리상승, 공급망 충격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권 장관은 "불확실한 국제금융시장과 투자 여건 변화에 면밀하게 대응해 지속적으로 기금 운용 수익성을 제고하고, 국민연금 재정의 장기적인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기금위는 석탄채굴·발전산업의 범위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의 중간결과를 공유했고, 2022년 목표초과수익률(0.22%포인트)을 달성하기 위한 기금운용본부의 자산군별 목표 액티브위험 배분 결과를 보고받았다.
목표 액티브위험은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초과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위험의 목표치를 뜻한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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