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외교장관 비판 목소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난 대열에 동참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고 브라질 매체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뒤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적대 행위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브라질에 주재하는 유럽연합(EU) 국가 대사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 의사를 밝히며 브라질에 동참을 촉구했으나 외교부는 구체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카를루스 프란사 브라질 외교장관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브라질 외교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두 사람의 통화 사실을 확인하면서 "현재 벌어지는 군사작전을 종료시키고 평화를 회복해 민간인들이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만 밝혔을 뿐 러시아에 대한 비난은 없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브라질 정부의 태도를 두고 브라질 외교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에서 44년간 근무하고 지난해 말 퇴직한 파울루 호베르투 아우메이다는 외교장관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굴종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현재의 외교부에 수치를 느낀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태 때문에 각료들이 자율성을 잃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는 각료들의 권고가 무시된 채 이뤄졌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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