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시 414㎞ 주행…올해 2분기부터 고객에 인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한국GM 쉐보레의 순수전기차 볼트 EV가 보다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부분변경 모델로 다시 한번 국내 고객과 만난다.
지난 24일 2022년형 볼트 EV를 몰고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까지 왕복 약 75㎞를 주행했다.
이날 만난 신형 볼트 EV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부분변경이라고 말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확 바뀐 외관 디자인이었다.
먼저 전면부는 숫자 '7' 형태로 이어 붙인 LED 주간 주행등과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눈에 띄었다. 기존 볼트 EV는 일자 형태의 헤드램프로 다소 평범하고 뭉툭한 인상을 줬다면 신형 볼트 EV는 전면부에 확실한 디자인의 변화를 줌으로써 날렵하면서도 역동적인 인상을 강조한 모습이었다.
후면부는 풀 LED 리어램프 전체를 감싸는 하이글로스 소재의 테일게이트 어플리케가 검은색 보타이 엠블럼, 리어 스포일러와 어우러지며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실내 디자인 역시 기존 모델보다 세련되고 깔끔한 모습으로 변화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사이즈의 10.2인치 터치스크린과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는 배터리 잔량과 전비를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 줬고, 주차와 중립은 누르고 후진과 주행은 당기도록 설계된 버튼식 기어 시프트도 직관적으로 조작하기에 편리했다.
2열은 전기차의 장점으로 꼽히는 평평한 바닥 덕분에 실제 공간보다도 넓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볼트 EV의 기본 적재 공간은 405L(리터)로,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1천229L까지 늘어난다.
이러한 상품성 개선에도 신형 볼트 EV의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400∼50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보조금까지 적용하면 최저 2천만원 후반대에도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쉐보레 측의 설명이다.
다만 인테리어의 경우 독특한 디자인 포인트 없이 기본적인 기능만을 강조하는 데 집중해 전반적으로 다소 밋밋한 인상을 줘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행을 위해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자 볼트 EV는 조용하고 부드럽게 속도를 올렸다. 너무 조용한 나머지 속도가 올라가는 것을 체감하지 못할 정도였다.
코너를 돌 때 느껴지는 조향감은 가볍고 부드러웠고, 차체 크기가 크지 않다 보니 교통량이 많은 복잡한 대로에서의 차선 변경도 무리가 없어 도심 주행에 적합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가속 페달을 몇 초간 밟자 볼트 EV는 금세 시속 100㎞를 넘어서며 안정적이고도 편안하게 속도를 더했다. 볼트 EV에는 150㎾급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유닛이 탑재돼 최고출력 204마력(PS), 최대토크 36.7㎏.m의 성능을 낸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 계속해서 가속과 감속에 신경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다.
66㎾h의 대용량 배터리 패키지를 탑재한 신형 볼트 EV의 1회 충전시 주행 거리는 414㎞로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출발 직전 계기반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253㎞였고, 주행을 마친 뒤에는 184㎞로 표시됐다. 75㎞를 주행했는데도 주행 가능 거리는 그보다 적은 69㎞만 줄어든 셈이다.
혼잡 구간에서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조절하는 '원 페달 드라빙'을 시도한 것도 배터리를 아끼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2022년형 볼트 EV는 지난해 8월 볼트 EUV와 함께 사전예약을 접수했지만, 배터리 제조 결함에 따른 GM 본사의 대규모 리콜로 줄곧 출시가 연기된 모델이기도 하다.
올해 2분기에 드디어 고객 인도를 시작하면서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신형 볼트 EV와 볼트 EUV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악재를 딛고 고객 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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