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입장 일부 선회…미·유럽 정상들 화상 회의한다
우크라 대통령 "모든 유럽국가 러시아 SWIFT 퇴출 합의"
(모스크바·런던=연합뉴스) 유철종 최윤정 특파원 = 서구 국가들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dpa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이번 주말 SWIFT에서 러시아를 차단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독일,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이와 관련 화상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럽 외무장관들도 27일 화상회의에서 SWIFT 퇴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유로존 국가의 한 중앙은행 총재가 SWIFT 제재 결정이 며칠 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걸로 충분하냐고 물으면 답은 '아니다'이고 필수적인 것이냐고 물으면 답은 절대 '그렇다'는 것"이라며 "제재는 양쪽 모두가 비용을 치르고 비용이 클 때 성립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대통령궁 관계자는 EU 회원국 간 SWIFT 관련 논의가 성공적인 결론을 향해 접근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인그리다 시모니테 리투아니아 총리는 "내가 들은 바로는 더는 강력한 반대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모든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를 SWIFT 결제망에서 차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우리 외교관들은 모든 유럽국가가 러시아를 SWIFT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애써왔으며 이제 승리를 거뒀다"면서 "이는 러시아에 엄청난 손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EU 재무장관들은 비공식 회의를 하고 러시아를 SWIFT에서 내쫓는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국가간 입장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영국 등은 강하게 주장하지만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과 이탈리아 등이 자국 경제 영향을 고려해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입장에도 변화가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며 "SWIFT 틀에서 제재를 포함해 EU 제재 노선을 전면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총리실이 밝혔다.
독일 외무·재무장관은 공동 성명에서 SWIFT와 관련해서 목표를 정해서 기능적으로 규제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독일 장관들은 정확한 대상이 영향을 받도록 해서 부수적인 피해를 제한하는 방안을 위해 긴급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그간 여러 차례 제재 방안의 하나로 장담해 왔던 러시아의 SWIFT 배제에도 심각하게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EU 국가들이 전체 러시아 경제를 대상으로 하는 대신 개별 은행과 단체를 SWIFT에서 퇴출하는 옵션을 포함해서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SWIFT는 200여개국에서 1만1천곳이 넘는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전산망으로 국경을 초월해서 돈을 거래할 때 필요하다.
SWIFT에서 차단되면 해외 금융기관과 돈을 주고받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제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러시아와 거래를 해온 유럽에도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안길 수 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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