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60명 진입해 우크라군이 물리쳐"…정보당국 "진입한 적 없어" 부인
리비우 네덜란드 대사관, 폴란드로 재이전…이스라엘 "잠은 폴란드에서"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우크라이나를 여러 방향에서 압박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26일(이하 현지시간) 서부 중심 도시 리비우에도 진입했는지를 두고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그동안 북쪽과 동쪽, 남쪽 지역 등 3면을 에워싸며 수도 키예프의 포위망을 좁혀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리비우를 진입했다면 서부 지역에도 병력을 투입한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혼선은 안드레이 사도프이 리비우 시장이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진입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사도프이 시장은 이날 "오전 9시쯤 (리비우 인근 도시) 브로디에 3대의 러시아 헬리콥터가 내렸고, 약 60명의 군인이 진입했다"고 비교적 상세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자(러시아군)를 물리치고 있다. 우리는 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우는 우크라이나 서부의 중심 도시로 폴란드 국경과 인접해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꼽혀와 피란민 상당수도 이 지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약 두 시간 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리비우 시장의 이같은 주장을 뒤집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보·보안기관인 보안국(SBU)은 러시아군이 리비우 지역에 진입해 우크라군이 격퇴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보안국은 페이스북에서 "그런 정보는 거짓이며, 러시아군의 진입은 있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 헬리콥터가 그 지역을 정찰 중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시민들에게 평정을 유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도프이 시장실은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보안국도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전장과는 먼 것으로 당초 인식됐던 터라 각국이 키예프에 있던 대사관을 옮기던 곳인 리비우에서도 다소의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이스라엘은 현재 리비우에 체류하고 있는 자국 대사관 직원들에게 낮에는 리비우에서 업무를 보되, 밤에는 인근 지역인 폴란드로 넘어와 잠을 자라는 지침을 이날 내렸다.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전인 지난 21일 수도 키예프에 있던 대사관을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70㎞ 떨어진 리비우로 이전한 바 있다.
지난 20일 수도 키예프에서 역시 리비우로 대사관을 이전한 네덜란드도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아예 폴란드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