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대량학살 조짐 보여…안보리 의결권 박탈해야"

입력 2022-02-27 19:44  

젤렌스키 "러시아 대량학살 조짐 보여…안보리 의결권 박탈해야"
"러시아 악의 길 걷고 있어…고의로 민간 시설 파괴해"
"국제재판 대상…모든 범죄행위 분명히 기록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나흘째 계속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량학살'(genocide)을 언급하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공개한 3분 20초 분량의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는 악의 길을 걷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범죄 행위에서 대량학살의 조짐이 보인다"며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는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결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민간시설을 공격했음을 지적하면서 "그들의 참모습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더 많은 도시를 폭격하고 더 많은 아이를 무자비하게 살해할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 땅에 온 악이며 반드시 파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민간인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고의로 발전소, 병원, 유치원, 주거지구 등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술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침략자들이 하리코프, 오흐티르카, 키예프, 오데사를 비롯한 다른 도시와 마을들에서 벌인 짓은 국제 재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의 모든 범죄를 분명하게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자유와 다음 세대의 자유를 위한 투쟁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며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희생에 감사했다.
또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강력한 반전(反戰) 연합을 결성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계 각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했다.
러시아는 지난 24일 전면 침공 개시 이후 나흘째 우크라이나 동·남·북부를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우방국인 벨라루스 국경을 통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중이며, 제2의 도시 하리코프에도 진입했다.
남부에서는 크림반도에 가까운 헤르손, 아조프해 연안에 위치한 동남부의 베르댠스크에서도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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