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 "제재 실효성 있었다면 갈등 오래 전 해소됐을 것"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신 유럽연합(EU)이 직접 나섰다면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중국 관영 매체가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8일 중국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러시아가 대부분 군사력을 나토 개입을 막는 데 투입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는 데 무력 사용을 자제해왔다"면서 "러시아는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전략이 바뀔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러시아가 최대한 오랫동안 곤경에 빠지기를 바란다"며 "평화 회담은 쉽지 않을 것이고, 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협상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이훙젠(崔洪建)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유럽연구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과 나토가 아닌 EU 주도로 다뤄진다면 러시아가 인내심을 잃고 군사 작전에 나서기 훨씬 전에 평화협상이 실현됐을 수도 있다"면서 "적어도 지금처럼 상황이 악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이 소장은 이어 "프랑스와 독일 등 EU 핵심 회원국들은 러시아 관련 문제뿐 아니라 이란 핵협정, 중국, 중동 문제 등에서도 미국과 이견이 있다"면서 "안타깝게도 미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가 유럽의 안보 문제를 지배하고 있어 오늘의 비극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양진(楊進)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 연구소 연구위원도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는 러시아가 적들과 대치하는 상황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유럽이 러시아와 새로운 안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완전히 독자적으로 행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대해서도 "러시아는 제재에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제재가 실효성이 있었다면 갈등은 오래전에 해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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