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논의 후 현지 안전 위해 내린 조치"
적군서 악용되면 위치·전황 파악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구글의 지도 앱인 구글맵이 우크라이나 현지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구글은 우크라이나에서 실시간 교통상황과 장소 혼잡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맵 도구를 일시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밝혔다.
구글은 우크라 당국 등 관계자들과 논의한 이후 현지 사회의 안전을 위해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관련 기능이 군이나 민간인의 움직임을 추측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임시 차단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MIIS)의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위성 사진과 결합해 구글맵을 분석,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미리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4일 러시아가 공격을 개시하기 몇 시간 전에 트위터에 "구글맵을 보면 오전 3시 15분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가는 도로에서 '교통 체증'이 확인된다"고 썼다.
이는 러시아군 때문에 정체된 민간인들의 움직임이 표시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루이스 교수는 반대로 해당 기능이 러시아 측에서 우크라이나군 움직임을 포착하는 데 쓰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또 구글은 우크라이나 정부 요청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국영매체 RT의 애플리케이션 내려받기를 금지했다고 밝혔다.
기존 사용자는 앱에 대한 접근은 가능하지만 업데이트된 소식을 받지 못하게 된다.
구글은 전날에는 RT와 기타 매체가 자체 웹사이트나 앱, 유튜브 영상 등에서 광고 수익을 얻는 것을 막았다.
앞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25일 마크 워너 미 상원 정보위원장은 IT 플랫폼이 러시아 측에 악용되지 않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워너 위원장이 접촉한 기업으로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트위터, 텔레그램, 틱톡 등이 포함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후 IT 기업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대응책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같은날 구글은 "자사 사건대응팀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사용자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사용자를 위해 계정 보안수준을 자동으로 강화했다"며 "사이버 위협이 진화하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는 러시아 국영 언론 매체가 자사 플랫폼에서 광고하거나 영리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에 애플 제품·서비스 공급, 앱스토어 접속 등을 차단하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쿡 CEO는 우크라이나 갈등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며 애플은 현지 인도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을 뿐 직접 답변은 피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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