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 의회서 답변…"우크라 해끼칠 무기로 사용될 품목 수출 통제"
"러시아 은행·금융거래 막을 것"…싱가포르 항공, 모스크바행 무기 중단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 다른 국가들과 함께 러시아에 대해 적절한 제재를 하겠다고 밝혔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 중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국가는 싱가포르가 처음이다.
비비안 발라크뤼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28일 의회에 출석,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국제 규범 위반"이라며 이같이 답변했다고 현지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보도했다.
비비안 장관은 "싱가포르는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적절한 제재와 제한을 가하기 위해 생각이 비슷한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비안 장관은 이후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가 러시아와 관련된 은행들과 금융 거래를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무기로 직접 사용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비안 장관은 구체적인 조치들이 현재 마련 중이며, 제재들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세안 회원국 중 싱가포르가 처음으로 국제사회 제재 방침에 동참하면서 다른 회원국들의 입장도 주목된다.
아세안은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긴장 완화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앞서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싱가포르, 일본, 대만으로부터 러시아 제재 계획에 대한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 3개국은 러시아가 수입에 의존해온 반도체, 컴퓨터 칩 및 다른 첨단 기술 제품들의 주요 생산 국가로 평가된다.
비비안 장관은 이날 답변에서 "우리는 우리의 (제재) 조치들이 우리의 기업과 시민들 그리고 싱가포르에 일부 대가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소국들의 독립 및 자주권의 바로 근간이 되는 자주권·영토 보전이라는 원칙들을 옹호하지 않는다면 국가로서 존재하고 번영할 우리 자신의 권리가 언젠가는 (이번과) 비슷하게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싱가포르 항공은 '운용상의 이유'를 들어 싱가포르∼모스크바 항공편에 대해 운항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이날부터 즉각 발효되며, 영향을 받는 항공편은 2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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