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복싱스타 출신 키예프 시장 "결사항전"

입력 2022-02-28 17:15   수정 2022-02-28 17:56

[우크라 침공] 복싱스타 출신 키예프 시장 "결사항전"
클리치코, 침공 나흘째 수도 수호…"시민 저항에 자부심"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민들이 러시아군의 전면 공격 위협과 함께 식량·의약품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항전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싱 스타 출신으로 키예프 시장이 된 비탈리 클리치코는 27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도주의적 재앙의 경계에 있다"며 "우리는 전기와 물을 갖고 있고 집 난방에도 문제가 없지만, 음식과 의약품을 전달해 줄 기반시설은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러시아군에 맞서는 시민들의 저항 정신에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러시아군을 상대로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지 나흘째인 이날 키예프 등 주요 도시들에서는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침공 초반 키예프는 러시아군 진격에 금방이라도 함락될 것처럼 보였지만, 우크라이나군과 키예프 시민은 단결과 저항으로 맞서고 있다.
현재 러시아군은 키예프 도심에서 30㎞ 정도 떨어진 곳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키예프 시민들은 지난 24일 새벽 러시아 침공 소식이 알려지자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침착함을 유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포격 등이 이어져 상점들이 문을 닫고, 지하철역은 거대한 대피소로 변하면서 불안감도 커졌다.
지금까지 인구 280만 명 규모인 키예프에서 러시아군 공격으로 숨진 시민은 어린이 1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키예프 당국과 시민은 러시아군에 맞서기 위해 무장에 나서는 등 결사 항전 의지를 보인다.
앞서 당국이 도시 방어를 위해 무기를 나눠준다고 발표하자 이곳에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무기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클리치코 시장은 키예프에 침투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파괴공작원을 색출하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통행금지령을 내렸고, 이날 러시아 파괴공작원 6명을 사살했다.
군사훈련 경험이 거의 없는 민간인에게 무기를 나눠주는 것 등을 두고 우려도 나왔지만, 클리치코 시장은 "솔직히 우리는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며 "우리는 단기간에 영토 방위 시스템을 세워야 했고 이들은 모두 애국 시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며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독립을 한 것과 우크라이나인인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며 "우리는 또 조국을 갖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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