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이사회, 우크라 사태 긴급회의 열기로…러·중은 반대표
러 외무, 유럽의 하늘길 봉쇄에 제네바 방문 일정 취소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민간인이 100명 넘게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첼 바첼레트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개막한 제49차 유엔 인권이사회 정례 회의에서 "목요일(24일) 오전부터 전날(27일) 밤까지 406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사망자는 어린이 7명 포함 102명, 부상자는 304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민간인 대부분은 다연장 로켓 시스템 등에서 발사된 포탄과 공습 등으로 숨졌다"며 "실제 (사상자) 숫자는 유감스럽게도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취약계층과 노인들을 포함한 수백만 명의 민간인들은 폭발을 피해 지하철역 같은 다양한 형태의 방공호로 몰려들고 있다"며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36만8천 명이 국경을 넘었고 더 많은 사람이 국내적으로 피란갔다"고 전했다.
그는 "역사를 보면 사건의 흐름을 전과 후로 끊어내는 엄청나게 중요한 순간이 있었다"며 "우리는 지금 그러한 변환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화와 인권을 촉구하는 세계인들은 우리의 미래가 국제인권법의 의무와 세계인권선언에서 벗어난 세계가 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3일 동안 (인권이사회의) 고위급 회기에 많은 고위 관리들이 참석할 것"이라며 "우리의 논의에서 이러한 세계인들의 열망과 권리를 무엇보다 중심에 둘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번 정례 회의는 4월 1일까지 열리며 첫 번째 주인 이번 주에는 고위급 회기가 예정돼 있다.
이 회기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다음 달 1일 오전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같은 날 오후에 연설을 할 예정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를 위해 인권이사회가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를 찾을 예정이었으나, 유럽의 여러 나라가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항공로를 막으면서 참석을 취소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의 러시아 대표부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항공편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과 논의했지만 결국 하늘길은 열리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화상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한편, 인권이사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다음 달 3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인권이사회의 47개 이사국은 이날 진행된 표결에서 미국을 포함한 29개국 찬성으로 우크라이나의 긴급회의 요구안을 통과시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표결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5개국은 반대표를 던졌고, 13개국은 기권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는 달리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거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표결에 앞서 주제네바 우크라이나 대표부의 예프헤니이아 필리펜코 대사는 "이사국 중 한 곳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정당하지 않은 공격을 감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모든 유엔 회원국과 유엔, 그리고 이 조직이 설립된 원칙에 대한 공격"이라며 목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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