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정부가 28일(현지시간) 주유엔 러시아대표부 소속 외교관 12명에게 추방을 통보했다. 이들이 정보요원 신분으로 스파이 활동에 관여했다는 것이 추방 이유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방금 미국 당국이 러시아 대표부를 상대로 또 하나의 적대적 행위를 했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추방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미 정부는 러시아대표부 소속 외교관 12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해 오는 3월7일까지 미국 땅에서 떠나라고 통보했다.
이날로 2월 안보리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네벤쟈 대사는 회견 직전에 추방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는 슬픈 소식이자 유엔과 미국 사이의 소재국 협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리처드 밀스 주유엔 미국대표부 차석대사는 "미국을 떠나라는 요청을 받은 그 외교관들은 외교관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관여했다"고만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후 주유엔 미국대표부는 성명을 내고 "우리의 국가안보에 반하는 스파이 활동에 관여함으로써 미국에 거주할 수 있는 특권을 남용한 러시아대표부의 정보요원 12명을 추방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미국대표부는 "유엔본부 합의에 따라 이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면서 여러 달에 걸쳐 이러한 조치를 진행시켜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가운데 최근 미러 양국은 고위 외교관을 서로 추방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17일 러시아가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의 2인자인 바트 고먼 부대사를 쫓아내자, 미국은 24일 워싱턴 주재 러시아대사관의 세르게이 트레펠코프 공사참사관에게 미국을 떠날 것을 통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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