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카드' 우려…미러 ICBM·SLBM·전폭기 등에 배치
중·프·영 수백개…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북한 '비공식 보유'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데 이어 '핵 억지력' 발언까지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핵탄두의 90% 이상은 미국과 러시아에 있는 상황이다.
1일 미국 군축협회(AC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 1만3천80개 정도의 핵탄두가 있고 이 가운데 러시아와 미국에 각각 6천257개, 5천550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9월 연장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 스타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미사일(SLBM)·전략폭격기 등 핵 전략자산 527곳에 전략 핵탄두 1천458개를 배치한 상태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이 수치를 포함한 러시아군의 핵탄두 비축량은 4천497개 정도이며, 해체를 기다리고 있는 퇴역 핵탄두도 약 1천760개 있다.
미국은 뉴스타트에 따라 ICBM 등 핵 전략자산 665곳에 전략 핵탄두 1천389개를 배치한 것을 비롯해 3천750개의 핵탄두를 비축하고 있으며, 퇴역 핵탄두는 1천800개 정도다.
미국은 독일을 비롯한 이탈리아·터키·벨기에·네덜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5개 회원국의 6개 기지에 B-61 핵폭탄 100개 정도를 배치해뒀다고 군축협회는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 외에도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핵 보유를 인정하는 중국, 프랑스, 영국은 지난해 기준 350개, 290개, 225개 정도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됐다.
NPT 체제 밖에서 핵을 보유한 국가는 파키스탄(약 165개), 인도(약 156개), 이스라엘(약 90개) 등이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벨라루스, 카즈흐스탄 등은 1991년 구소련 붕괴 당시 자국 영토에 있던 소련 핵무기를 승계받았지만, 이후 러시아에 이를 반환하고 NPT에 가입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당시 세계 제3대 핵보유국이었지만 체제 보장을 약속받고 핵을 포기했다.
NPT 탈퇴 선언국으로 분류된 북한은 지난해 1월 기준 40∼50개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물질을 보유해 세계 9위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고 군축협회는 밝혔다.
협회는 핵확산 우려 국가인 시리아에 북한이 2007년 원자로 건설을 지원한 것으로 관측되며 이스라엘이 이를 폭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한때 핵무기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보류한 국가로 분류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핵무기를 포함한 억지력 부대에 '전투 임무 특별 모드' 돌입을 지시하면서 세계인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강대국 간에는 핵 선제공격을 받더라도 상대국에 핵탄두로 보복할 수 있는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이 통하는 만큼, 푸틴 대통령이 핵 억지력을 거론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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