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보석 절도'로 단절 후 올초 복원…"중동발 관광객 100만명 목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국적기가 32년 만에 태국 공항에 안착했다.
1일 방콕포스트와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오후 방콕 수완나품 공항 활주로에 리야드에서 출발한 사우디아라비아 항공 SV846편이 착륙했다.
사우디 국적기로는 지난 1989년 '왕실보석 절도' 사건으로 인한 외교관계 단절 이후 32년 만에 태국 공항에 도착한 직항기라고 언론은 전했다.
이 항공기에는 사우디 관광객 56명이 탑승했다.
이들은 공항에 나온 피팟 랏차낏쁘라깐 관광체육부장관 등 태국 측 인사들의 환영을 받았다.
사우디 항공은 앞으로 일주일에 태국행 직항편 3편을 운용할 계획이다.
태국관광청(TAT)은 양국 관계 복원으로 올해 사우디에서 20만명 가량이 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에는 사우디인 3만6천여 명이 태국을 찾았다고 TAT는 밝혔다.
시리파꼰 치우사뭇 TAT 마케팅 담당 부청장은 "사우디발 직항편을 통해 중동발 방문객들이 들어오면서 태국 관광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뜨라이수리 따이사라나꾼 정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양국 관계 복원은 중동 관광객들의 태국 방문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중동발 관광객이 100만명까지 증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양국간 외교 관계는 지난 1989년 '블루다이아몬드 도난 사건'으로 사실상 단절됐다.
당시 사우디 왕자의 집에서 일하던 태국인 관리인이 50캐럿짜리 '블루다이아몬드'를 비롯해 2천만 달러(약 238억원) 어치의 보석들을 훔쳐 태국으로 달아났다.
사우디는 1990년 보석 회수를 위해 방콕에 3명의 외교관을 보냈으나 조직적인 암살 작전에 말려 살해됐다. 이후 파견된 왕실 자문관도 실종됐다.
이후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사우디는 보복 조치로 태국 주재 대사를 소환하고 더는 대사를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월25일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30여년만에 사우디를 방문,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난 뒤 외교 관계가 정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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