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협상 다음날 키예프·하리코프 전면 포위 시도

입력 2022-03-01 21:24   수정 2022-03-01 21:36

러, 협상 다음날 키예프·하리코프 전면 포위 시도
키예프 중심가서 25㎞지점까지 접근…기갑부대 대열 65㎞
민가·광장에도 폭격…젤렌스키 "러시아의 국가적 테러"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러시아군이 협상 다음 날이자 침공 엿새째인 1일 우크라이나 제1·2의 도시 키예프와 하리코프에 대한 포위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 맞선 러시아군은 민간 거주구역을 향해서도 무차별 폭격을 쏟아부었다.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해안 도시를 향한 러시아군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1일 AP·로이터·DPA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키예프에서는 밤새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 도시 북동쪽의 군사기지 쪽에서 이런 폭발음이 이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예프가 3차례 미사일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붕괴시키기 위해 꾸준히 수도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의 장갑차, 탱크, 화포 등이 키예프 도심에서 25㎞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으며, 아직 도착하지 못한 군사 장비의 대열이 6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동부에 위치한 우크라 제2 도시인 북부 하리코프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하리코프 주지사 올레 시네후보프는 이날 오전 주 행정청 본부가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폭격으로 청사 건물 내외부가 크게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하리코프 도심 민간인 지역인 '중앙 광장'에도 폭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광장을 대상으로 한 공격에 대해 "노골적인 테러 행위, 전쟁범죄"라면서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잊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가 저지르는 국가적 테러행위"라고 거듭 비판했다.
시네후보프 주지사는 전날 하루에만 적어도 11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그래드(GRAD) 다연장포와 순항미사일로 하리코프를 공격했다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방어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러시아가 하리코프 도심을 조준해 사격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 키예프를 수월하게 공략하려는 목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을 하리코프로 유인하려는 작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키예프, 하리코프 외에도 곳곳에서 폭격·전투가 벌어졌다.

키예프와 하리코프의 중간에 위치한 도시 아크튀르카의 한 군사 기지에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사망자 70명이 발생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밝혔다.
아조프해 연안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마리우폴에서도 교전이 벌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현지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베르댠스크에서는 러시아 점령군 앞에 시위대가 집결, 면전에서 우크라이나 국가를 부르며 퇴각을 요구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특히 이 지역의 한 상점 주인은 러시아 점령군에 대해 AP통신에 "겁을 먹은 모습이었고 배고파 보였다. 곧바로 상점에 들어왔는데, 며칠간 먹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크림반도와 가까운 흑해 연안 도시 헤르손에서는 러시아군이 검문소를 설치했다고 이고르 콜리카예프 시장이 전했다. 그는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영토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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