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낸 대표단이 대만에 도착한 1일 중국 전투기들이 중국과 대만의 사실상의 경계로 간주되는 대만해협 중간선에 바짝 붙어 비행하는 무력 시위를 벌였다.
2일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J-16 전투기 2대, KJ-500 조기경보기 1대, Y-8 원거리 전자교란기 1대, Y-8 대잠기 1대, Z-9 대잠헬기 2대 등 총 7대의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들어와 대만군이 초계기 파견, 무전 퇴거 요구, 방공미사일 추적으로 대응했다.
이 중 J-16 전투기 2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의 남쪽 끝 바로 밑을 지나 대만 방향으로 더 비행하다가 되돌아갔다.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것은 아니지만 중국군이 대만 측에 대만해협 중간선 월경과 같은 심리적 압박감을 주는 고강도 무력 시위를 벌임으로써 미국 대표단의 대만 방문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군은 최근 수년간 일상적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고 있지만 대만해협 중간선과 떨어진 대만 방공식별구역의 서남부 모서리 부분에서 주로 활동했다.
대만 연합보(聯合報)는 "J-16 전투기 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 남측에 바짝 붙은 채 넘어온 행위는 도발 의미가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국가주권 수호와 영토 보전에 대한 중국 인민의 결심과 의지는 확고부동하다"며 "미국이 그 누구를 파견해 대만을 지지하든 모두 헛수고"라고 반발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화인민공화국과 대만 간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일방적으로 선언한 경계선이다.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중국 전투기는 최고 속력으로 돌진할 경우 불과 수 분 만에 대만 섬에 닿을 수 있어 대만 측에서는 큰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중국은 미중 신냉전이 본격화한 2020년 수십 차례에 걸쳐 군용기를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까지 보내면서 대만과의 공중 대치 긴장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적이 있다.
다만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021년부터는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더 큰 규모로 군용기를 투입하면서도 중간선을 넘어가는 도발적 행위는 자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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