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00명 이상 해고…사측 "미국 제재로 계약 해지" 인정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주관사가 곧 파산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의 자회사인 '노르트 스트림-2 AG'이 최근 일부 부채를 청산하는 작업에 돌입했으며, 이르면 이번 주 스위스에서 파산신청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트 스트림-2 AG 측은 파산 신청과 관련한 입장을 내지 않았고, 가즈프롬 역시 답변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노르트 스트림-2 AG가 있는 스위스 당국자들은 '파산설'을 확인해주는 발언을 내놨다.
이 회사가 위치해 있는 추크주의 실비아 탈만 주 경제총괄담당자는 현지 일간 블릭과 인터뷰에서 해당 회사의 대량해고 여부에 관한 질문에 "대량 해고는 회사가 계속 운영될 때 성립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경우는 파산이다"라고 답했다.
현지 공영방송 SRF에도 "(회사는) 지난주에 있었던 미국의 제재 탓에 파산하게 됐고, 106명 직원 모두가 해고된 상태"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기 파르믈랭 스위스 경제장관도 현지 라디오 RTS에 이 회사와 관련한 140명이 넘는 인원이 해고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최근의 지정학적인 국면이 펼쳐져 본사가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직원들과 계약을 해지해야만 했다. 이런 전개가 닥친 데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해고 사실을 인정했다.
현재 이 회사와 관련된 모든 업체가 전부 문을 닫는지, 모회사인 가즈프롬 측이 노르트 스트림-2 유지·보수 방침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런 상황은 지난 22일 독일이 대(對)러시아 제재 차원에서 노르트 스트림-2 승인 절차를 중단하고 이어 23일 미국도 노르트 스트림-2 AG를 겨냥한 제재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 밑을 통과해 독일 해안에 이르는 장장 764마일(약 1천230㎞)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으로, 대러 제재의 핵심으로 꼽힌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독일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2012년 이 사업을 개시했다.
공사에는 110억 달러(약 13조1천억원)가 소요됐고, 셸과 빈터샬 등 유럽 에너지 기업들이 공사비 절반을 댔지만, 소유권은 가즈프롬에 있다.
작년 9월 공사가 마무리됐고, 같은 해 12월 가스관에 천연가스를 채우는 작업이 시작됐지만, 독일 정부와 유럽연합(EU)의 최종 승인이 나지 않은 까닭에 가동되지는 않고 있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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