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제율 1.75%, 진정성 안 느껴져"…출자전환 주식 합해도 실질 변제율 6.01%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쌍용차[003620]가 기업회생절차 개시 10개월 만에 회생계획안을 마련했지만, 회생채권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최종 인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의 주요 기업 대표들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에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쌍용차는 지난달 28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쌍용차는 회생채권 약 5천470억원의 1.75%만 현금으로 변제하고 98.25%는 출자 전환한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이 채권단에서 동의해주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설득에 나섰지만, 채권단은 낮은 변제율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상거래 채권단 대표단은 회원사 430개 기업의 입장을 담은 반대 의견서를 조만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상거래 채권단의 반대에 따라 다음달 1일 열리는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쌍용차 회생채권 5천470억원 중 상거래 채권은 3천802억원을 차지한다.
서울보증보험과 마힌드라 등도 회생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회생채권자 중 상거래 채권자의 의결권은 83.21%에 달한다.
상거래 채권자들이 관계인 집회에서 반대표를 던진다면 회생계획안은 부결될 수밖에 없다.
상거래 채권자는 현금 외 출자전환을 통해 쌍용차 주식도 받지만 1주당 액면가 5천원 기준으로, 출자전환 주식과 변제되는 현금을 합한 회생채권의 실질 변제율은 6.01%에 그친다.
출자전환 이후 상거래 채권자의 쌍용차 지분율은 4.85%인 반면 인수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지분율은 91.01%가 된다.
쌍용차가 제시한 회생채권 변제율 1.75%는 2009년 기업회생 당시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당시 쌍용차는 회생채권에 대해 원금 10%를 빼고 43%는 출자전환하며 47%는 현금으로 변제하는 회생계획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해외전환사채(CB)를 보유자들이 관계인 집회에서 반대표를 던지면서 부결됐다.
법원이 회생채권자들의 반대에도 쌍용차의 회생계획 수정안을 강제 인가하면서 마힌드라에 인수될 수 있었다.
마힌드라는 총 5천225억원을 내고 쌍용차를 인수했지만,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마힌드라보다 적은 3천49억원을 인수 대금으로 내면서 변제율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상거래 채권단 관계자는 "회생계획안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인수자가 90% 지분을 가져가면서 채권자들은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변제율이 50~70% 정도면 몰라도 1.7%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회생계획안이 최종 인가되더라도 회생까지는 여전히 고비가 남아있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의 채권 변제와 별개로 임금채권, 퇴직급여충당금 등의 미지급 공익채권 7천793억원도 변제해야 한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유상증자 등의 방식으로 4천300억원을 조달하고, 국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공익채권을 변제할 계획이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