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차관은 "러·나토 무력충돌 없으리란 보장없어…우크라 무기공급 우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장관이 경고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3차 대전 관련 발언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과 관련,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러시아를 물리적으로 공격해 제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거나,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라면서 강력한 대러 제재의 정당성을 옹호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핵전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것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묻는 게 낫겠다"면서 "그는 '만일 우리가 (대러) 제재의 길을 가지 않았다면 대안은 3차대전이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 "기술적 능력은 갖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핵무기 보유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공격무기를 확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지도자로 인정하며 그가 안전보장을 받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긍정적 발걸음"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협상대표들은 2차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측과 이 같은 보장안에 관해서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의 대러 제재와 관련 "러시아는 제재에 대해 준비를 했지만 기자들과 스포츠인, 문화계 인사 등에게까지 제재가 가해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한때 독일이 했던 것처럼 나치 성향(극우민족주의 성향) 인사들을 축출하는 '탈나치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 문제는 이미 종료된 것으로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이밖에 서방이 새로운 유럽안보체제 구축과 관련한 러시아와의 협력을 거부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에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어떠한 보장도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 국영 뉴스전문 TV 채널 '로시야 24'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나토 간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해 "그러한 위험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나토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우려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아주 위험하다"면서 "추가적 사고를 배제할 수 있는 어떠한 보장도 없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무기 공급으로 인해 어느 시점에서 러시아와 나토 간에 직접적인 군사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다만 "나토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하는 것을 듣고 있다"면서 "이는 이성의 표현이며 나토의 행동에 최소한 약간의 분별력이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루슈코 차관은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 금지에 대한 법률적 보장 요구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이 보장 문제는 러시아의 장기적 안보 이익과 관련해 가깝거나 먼 미래에 핵심적인 사안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신속 가입이 EU에도 큰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치 집단이 다스리는 민족주의 국가를 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EU 자체에 자멸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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