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유럽 등 러시아 바깥에서도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인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산업연합(VDA)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자동차 업계가 여러 원료물질의 공급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VDA는 그런 물질로 네온 가스, 팔라듐, 니켈 등을 언급했다.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네온 가스는 우크라이나가 주요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산 니켈은 정제돼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간다.
VDA는 또한 회원사들이 자동차의 중요 부품인 '와이어 하니스'(배선 뭉치)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와이어 하니스는 일반 자동차에서 최대 5km에 달하는 전선을 깔끔하게 묶어 정리해주는 부품 세트다.
독일과 일본 등의 자동차 부품회사들은 저비용·고숙련 노동력이 있는 우크라이나에 와이어 하니스 공장을 많이 설립했다.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가 2020년 UN 무역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산 와이어 하니스가 유럽연합(EU)의 전체 와이어 하니스 수입량의 7%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현지 와이어 하니스 공장들이 폐쇄됨에 따라 우크라이나산 의존도가 높은 독일 완성차 업계가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당장 폭스바겐(폴크스바겐)은 독일 내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포르셰도 이날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의 생산을 다음 주 말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BMW는 성명을 통해 "공급 병목현상으로 생산 중단이 발생할 것"이라며 "납품업체들과 집중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스웨덴의 볼보사는 우크라이나산 제품을 쓰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와 별개로 이날 성명에서 승용차와 밴 차량의 러시아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VDA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차량 4천100대를, 러시아에는 3만5천600대를 각각 수출했다. 또한 독일 완성차 업체는 작년 러시아에서 차량 17만대를 생산했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