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관련 유엔표결 세번째 기권…러시아와 군사관계 두터워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인도가 대화와 외교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해서 밝혔다.
T.S. 티루무르티 주유엔 인도대사는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결의안에 기권한 이유를 설명했다.
티루무르티 대사는 "(이해 당사자 간) 불화는 대화와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우리의 신념은 여전히 확고하다"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상 등과 대화에서 이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헌신하고 각국의 통치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기를 촉구한다"며 즉각 휴전과 분쟁 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은 이날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됐다.
193개 회원국 중 141개국이 찬성했고 러시아와 북한 등 5개국은 반대했다. 인도, 중국, 파키스탄, 이란 등 35개국은 기권했다.
인도가 최근 유엔의 러시아 규탄 관련 표결에서 기권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인도는 지난달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에 대해 "외교의 길로 복귀해야 한다"며 기권표를 던졌다.
이어 이틀 뒤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의 유엔 긴급특별총회 소집안에 대해서도 기권했다.
인도가 이처럼 러시아 규탄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과거부터 러시아와의 관계가 끈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으로 중립 외교를 펼쳤던 인도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일원이 되는 등 지난 몇 년간 미국과 가까워졌지만, 러시아와도 여전히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는 특히 러시아와 군사적 관계가 긴밀하다.
중국 견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인도로서는 러시아와 군사 협력 유지를 통한 무기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6∼2020년 인도 무기 수입의 49%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인도 해군 보유 무기의 80%, 공군 보유 무기의 70%가 러시아제라고 평가한다.
인도는 또 미국의 압박 속에서 러시아로부터 첨단 방공미사일 S-400도 도입하고 있다.
인도와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뉴델리 방문 때 2030년까지 유효한 군사기술 협력 협정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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