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1주] 완강한 저항에 러 '속전속결' 차질

입력 2022-03-03 12:47   수정 2022-03-03 18:40

[우크라 침공 1주] 완강한 저항에 러 '속전속결' 차질
수도 키이우 주변 러 병력 집중 배치…하르키우 등 요충지서 전투 격렬
외국 탈출 피란민 100만명…우크라 "민간인 2천여명 희생"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육·해·공군의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속전속결로 마무리할 것 같았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예상보다 완강한 저항에 부딪히며 1주일 동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새벽 러시아군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수 군사작전 개시 명령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 남부 등 3면에서 전차와 미사일을 앞세워 동시다발로 우크라이나 곳곳을 공격했다.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해 인근 보리스필 국제공항,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 남부 항구도시인 오데사 등 전역이 폭격당했다.
러시아군은 여세를 몰아 침공 하루만에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체르노빌 원전도 점령했다.

침공이 현실화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계엄령과 국가 총동원령을 잇달아 선포하며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했다.
자국민을 향해서도 "무기를 지급하겠다"며 조국 방어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소총과 화염병 등으로 무장한 우크라이나 국민과 서방에서 무기를 지원받은 정규군이 함께 전선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격렬한 교전이 이뤄졌고, 러시아군의 진격도 둔화했다.
당초 서방은 러시아군이 침공 개시와 함께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공군과 방공망을 파괴한 뒤 1∼4일 만에 수도 키이우를 손에 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러시아군은 제공권 장악에 실패하고, 지상군과 공군의 합동 운영에서도 허점을 드러내며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군 일부는 식량과 연료 부족 등 병참 문제로 사기도 저하된 상황이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이런 까닭에 지금까지도 러시아군은 당초 친러 반군이 장악했던 동부 돈바스 지역 외에 점령한 주요 도시는 남부 요충지 헤르손이 유일하다.
또 아조프해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도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수도 키이우 도심에서 25㎞ 떨어진 곳까지 접근한 러시아군이 이곳 장악을 위해 '포위전'을 염두에 두고 전면공세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국방부는 2일 처음으로 자국군 인명피해를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자국 병사 498명이 숨졌고 우크라이나 병사는 2천870명이 사망했다고 밝혀 우크라이나 측의 집계와 큰 차이가 났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일 러시아군을 최소 5천840명 사살했다고 집계했다.
러시아군은 애초 우크라이나의 군시설만 공격한다고 했지만 민간인 지역에도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
하르키우에서는 러시아군 폭격으로 경찰청 건물을 비롯해 정보국, 대학, 거주 지역 건물 다수가 피해를 봤다.
러시아 공수부대가 이곳 현지 병원을 공격해 시가전도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개전 이후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적어도 2천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지난 1일 자정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227명이 사망하고 525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 한 주 동안 우크라이나 전체 국민(약 4천400만 명)의 2%가 넘는 100만 명이 해외로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은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돌파구를 찾기 위해 지난달 28일 벨라루스 고멜 주(州)에서 약 5시간 동안 회담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양측은 3일 벨라루스 서남부 브레스트주(州)의 벨라베슈 숲에서 휴전 등을 논의하기 위한 2차 회담을 열 예정이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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