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항공사 러시아 상공 피해 경로변경…유럽까지 3시간 더 걸린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희소 자원 조달 차질 우려가 국제사회에 확산하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반도체 제조용 희귀가스인 네온의 전 세계 생산 능력 중 약 70%를 점하고 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으로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 네온의 대부분은 해상으로 수송된다.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를 출발해 흑해를 거쳐 각국에 전달되는데 러시아의 침공으로 오데사의 항구가 폐쇄됐다.
업계에 따르면 오데사에 있는 정제 공장의 가동도 중단됐다.
모건스탠리의 추계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기업의 네온 재고는 6개월분 정도이며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 보유 물량으로 조업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
러시아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희소 자원도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자동차의 배기가스 촉매로 사용되는 팔라듐의 경우 2020년 세계 수요가 약 311t이었는데 전체 생산의 43% 정도를 러시아가 담당했다.
공급이 줄어들면서 업계는 재고 확보를 서두르고 있으며 3일 팔라듐 현물시장 가격은 약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밖에 반도체 제조용 레이저 광원에 사용되는 크립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는 등 양국 의존도가 높은 희소자원의 수급 불균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세 불안은 항공 운송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는 일본과 유럽을 잇는 항공편이 러시아 상공을 통과하지 않도록 비행경로를 변경하기로 했다.
이는 러시아 상공을 지날 때 안전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경로 변경으로 인해 러시아를 통과할 때보다 일본에서 유럽까지의 여정이 3시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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